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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꾸러미/다양한 이야기

터프한 싸나이의 두부... 오토코마에 두부(男前豆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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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메디콤토이에서 발매하는 베어브릭(Bearbrick)이란 장난감을참 좋아합니다.

'장난감'의 한계를 벗어나 독창적인 디자인을 지닌 '미술품'으로써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아트토이(Art Toy)의 가장 성공한 모델.

<일본 메디콤토이에서 발매한 큐브릭. 육면체를 의미하는 '큐브(Cube)'와 벽돌을 의미하는

'브릭(Brick)'의 합성 변조어로 모든 캐릭터들을 네모나게 만들어 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위에서부터 '스머프 큐브릭', '디즈니 피노키오 큐브릭', '가위손 큐브릭'.>

모든 캐릭터를 큐빅 즉, 육면체로 만들어 버린 유별난 디자인으로

크게 인기를 끈 같은 회사 큐브릭(Kubrick)의 '곰' 버젼이랄 수 있는 베어브릭은

집게 손가락만한 크기의 똑같은 디자인 틀에 제 각각 다른 디자인이 입혀져 발매가 되는데,

그 디자인에 따라 무슨 무슨 베어브릭이라 불리며

완성도와 희소성에 따라 엄청난 프리미엄이 붙기도 합니다.

<별도 발매된 베어브릭 작품들. 제일 위에서부터 '샤넬 베어브릭', '디자이너 KAWS 베어브릭',

'영화 킬빌 베어브릭'. 제일 아래 사진은 베어브릭 400% 전시 디스플레이.>

참으로 많은 디자인의 베어브릭들이 출시되고 있지만

그래도 제일 중요한건 정규 씨리즈로 나오는 베어브릭들입니다.

2008년 1월 현재까지 15탄이 발매되었는데,

매 씨리즈에는 베이직, 젤리빈, 패턴, 플래그, SF, 호러, 애니멀, 아티스트등 8개 가량의 주제가 있어

거기에 맞는 디자인으로 매번 다르게 나오게 됩니다.

그런데, 정작 이 정규 씨리즈를 모으는 최대의 재미는 씨크릿 아이템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보통 정규 씨리즈로 나오는 베어브릭들은 그 안에 어떤 베어브릭이 들어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일단 박스를 뜯어 보면 그 안에 젤리빈 베어브릭이 나올 수도 있고,

SF 베어브릭, 애니멀 베어브릭, 아티스트 베어브릭이 나올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다 아주 가끔씩, 박스에 표시되어 있지 않은

이상한 디자인의 베어브릭이 나올 때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씨크릿 아이템입니다.

베어브릭은 24개가 1박스, 4박스가 1카톤으로 구성이 되는데,

씨크릿은 1카톤 혹은 2카톤 당 1개씩이 나옵니다.

그래서 그 확률에 따라 1/96 베어브릭이나 1/192 베어브릭으로도 부르게 됩니다.

이러한 씨크릿 아이템은 정말로 찾기가 힘들어

완전한 1조를 구성하고 싶은 콜렉터들이 애를 먹게 됩니다.

<정규 씨리즈 1탄부터 모아 온 씨크릿 베어브릭들>

개인적으로 워낙 좋아하는지라 베어브릭 정규 씨리즈는 1탄부터 단 하나도 빠지지 않고

모아 오던 터인데 14탄에서 아주 특이한 친구를 발견하곤 재미있어 한 적이 있습니다.

저 건방진 꼬락서니하고는...

안경에 씌어진 '남전(男前)'이라는 말은 일본어로 오토코마에... 사내, 사나이라는 뜻입니다.

'사내'나 '사나이'라기보다는 아주 터프하게 '싸나이'라고 하면 더가깝다고나 할까요?

그닥 부정적인 말도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리 상냥한 말도 아닙니다.

대체이게 뭘까요?

귀여운 시건방짐의 극치라고나 할까?

담배까지 꼬나 물고 수염을 기른 채 웃통을 벗어 제낀 '싸나이' 베어브릭?

원래 베어브릭의 모습이 그러하긴 합니다만, 볼록한 배까지 아주 절로 웃음이 나게 합니다.

뭘까... 뭘까... 고민하며 들여다 보다 문득 2006년 일본 최대 히트 상품 중의 하나라는

'오토코마에 두부(男前豆腐)', 다시 말해 '싸나이 두부'가 생각났습니다.

기존의 가치를 벗어 던지고 싸나이의 두부라는, 그야말로 기상 천외한 기획과 마케팅으로

두부 업계의 기린아(?)로 우뚝 선 싸나이 두부...

베어브릭 정규 씨리즈 14탄의 가장 유니크한 씨크릿은 오토코마에 두부 베어브릭

즉, 싸나이 두부 베어브릭이었던 것입니다.

이게 왠일이야 소리가 절로 나오는 두부 포장입니다.

'남(男)'이라는 한자가 큼직하게 박힌 포장재는 차라리 평범한 편입니다.

<이 재미난 포장들이 모두 '두부'라 깨닫는 이들이 몇이나 될까?

제일 윗 사진의 두부에는 '바람에 흩날리는 두부가게 죠니'라 씌어져 있다.>

일부 두부에는 직원들의 이름과 띠도 적혀 있습니다.

재미있다 못해 아주 방바닥을 데굴데굴 구를 정도입니다.

홈페이지 ( http://otokomae.jp/ )를 가보면 음악도 아주 신이 났습니다. 무슨 락앤롤클럽 같습니다.

사나이 아니, 싸나이의 터프함으로 두부를 만든다... 싸나이 두부 오토코마에 두부!!

그런데, 그런데 문제는 이게 팔린다는 겁니다. 팔렸다는 것입니다.

팔린 정도가 아니라 2006년 일본에서 가장 히트를 친 상품 6위에 올랐다는 것입니다.

2년 연속 연 매출액 40억엔... 우리 돈 약 350억원...

메이지대학 출신의 젊은 사장 이토신고(伊藤信吾)는 아버지의 두부 가게를 물려 받아 운영하던 중

기계가 아닌 손으로 만든 고급 두부를 만들어 팔겠다며 독립을 합니다.

그 때가 2005년, 모든 사람들이 기계화 시대에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고 반대했지만

콩물의 농도를 높이고 일일이손으로 떠서 만들어 케?暘낮 부드럽다라는 평까지 듣게 되자

'싸나이 두부', '남자다운 두부'라는 기상천외한 구호를 붙여 판매를 했고 이는 보기 좋게 성공합니다.

뭐가 남자답고 어떤 맛이 싸나이스러운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람들은 그 재미에 빠져 들었고 그 맛을 즐기며 일본 두부 업계에 엄청난 성공으로남게 됩니다.

그야말로 뛰어난 제품의 품질에 발상의 전환인 마케팅이 따랐다고나 할까요?

그 인기와 유머의 힘을 받아 결국 베어브릭의 씨크릿 아이템으로까지 나온 싸나이 두부...

그 기발한 아이디어와 성공만큼이나 오토코마에 두부 베어브릭도 좋고, 마냥 사랑스러워 보입니다.

<오토코마에 두부 공장의 멋진 조형물... 음... 싸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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