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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내 위기관리시스템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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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내 위기관리시스템 부족"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8.04.30 20:18 | 최종수정 2008.04.30 22:17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국내 보안산업의 선구자인 안철수 안철수연구소[053800] 창업주 겸 이사회 의장이 우리나라 전반적인 위기관리시스템의 부재에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3년간의 미국 유학을 마치고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안 의장은 기자와 만나 "우리나라가 지난 반세기의 급성장을 넘어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위기관리시스템(Risk Management System)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우리나라 발전이 위기를 감수하는(Risk Taking) 방식이었지만 급격히 규모가 커진 현재에는 이를 관리할(Risk Managing) 시스템이 사회 전반적으로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간과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비용이 절감되는 듯 보이겠지만 결국은 다가오는 위기를 피할 수 없게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의 옥션 해킹 사건 역시 위기관리시스템의 부재라는 측면에서 해석했다.
안 의장은 "합리적인 서구 선진국들이 IT 예산의 10% 상당을 보안에 투자하는 것은 분명히 이유가 있다"며 "1%의 예산 투자도 아까워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이번 사건은 100% 예상 가능한, 너무도 당연한 사건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단기적인 관점에서의 효율성은 결국 장기적 관점에서의 위기를 피할 수 없게 만든다는 것. 미시적 시각보다는 거시적 관점에서의 위기관리시스템에 대한 관심만이 이 같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벤처와 이공계 위기에 대해서도 같은 측면에서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안 의장은 "끊임없이 벤처 스타가 나오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근 수년간 벤처의 싹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는 국가경제 포트폴리오 상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130만명의 고용효과가 있는 대기업에 비해 벤처 등 중소기업의 고용효과는 2천만명에 달한다"며 "고용 측면만 보더라도 중소기업이 고르게 발전해야 국가 위기를 최소화할 수 있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공계 기피 현상에 대해서도 "국가적 가치사슬의 앞단에 있는 이공계를 기피한다는 것 역시 국가 경쟁력을 저해하는 위기 요인"이라며 "사회 전반적인 인센티브 시스템에 문제가 있으며, 인프라 전반을 고쳐야 한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그는 "이공계 역시 변해야 한다"며 "현대사회는 1명의 천재가 아니라 전문가의 협업이 필요한 시대인 만큼 사회와 벽을 허물고 교류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신이 KAIST 석좌교수직 제안을 수락한 것 역시 이 같은 고민에 따른 것으로, 이공계와 다른 사회 분야 전반을 잇는 역할을 하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벤처와 이공계를 돕기 위한 최고학습경영자(CLO.Chief Learning Officer)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미국 유학생활을 통해서는 객관적으로 자신과 국내 이공계에 부족한 점을 냉정히 되돌아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안 의장은 "공부를 하면서 경영의 경험만으로 안 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절감했고, 국내 이공계에 대한 도움이 더욱 필요하다고 느꼈다"며 "고생스러웠지만 그만큼 보람있었던 만큼 잘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안 의장은 "CEO 자리에 안주했었더라면 편하게 잘 지낼 수 있었겠지만 국내 벤처와 이공계를 돕는 것이 더욱 보람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10년간의 경영 경험과 계속된 학업을 거친 만큼 좋은 조언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o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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