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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꾸러미/와인 이야기

저렴한 가격의 고급스런 세계와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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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와 보니 와인스펙테이터 지가 와 있습니다. 이번 호의 이슈는 '미화 25달러 이하의 저렴한 가격으로 평점 88-94점 사이의 1백대 와인' 이군요. 대충 흝어 보니 제가 살고 있는 워싱턴주의 와인도 6개의 와인이 올라가 있고, 지역별로는 역시 와인의 종가, 프랑스산이 27개, 호주산이 16개, 이태리가 14개, 캘리포니아산이 10개, 아르헨티나와 칠레가 각각 9개와 6개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오리건산도 2가지가 있군요.

프랑스산은 '그레나슈 블렌드'라는 항목을 빼곡이 채우고 있는 듯 싶습니다. 하긴, 여기서도 그레나슈와 까리냥 등을 접하기 참 쉬워졌으니까요.

사실, 이같은 '저렴한 1백대 와인의 선정'이 계속되는 데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추측컨대 작금의 경제상황이 큰 변수가 되고 있겠지요. 클린턴 시절의 호경기 때, '입맛을 버려 놓은' 미국인들은 더욱 좋은 와인들을 찾게 되고, 미국은 영국을 제치고 최고급 와인의 소비지로서 뜨게 됩니다. 그러나 부시 정권이 생긴 이래, 더 정확히 말하면 9.11 테러와 아프간, 이라크 전쟁 이후 미국의 경제는 하향 곡선을 그려 옵니다. 좋은 와인 한 병 사마시느니, 그 돈으로 자동차에 기름부터 넣자는 의식이 꾸준히 확산되어 온 것입니다. 서민들에게도 좋은 와인을 마실 기회를 주었던 민주당 정권과는 달리, 부시의 공화당은 미국 와인애호가들의 지도를 '댈러스의 석유재벌들과 워싱턴 DC의 군산복합체 임원들만이 최고급의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상황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렇다고 클린턴 시절에 배운 그 입맛을 확 버릴 수는 없고... 이러다 보니 와인 스펙테이터 지 같은 잡지도 과거 '최고급 와인 위주'의 리포트를 점점 '밸류 와인' 쪽으로 확산시키고 있는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밸류'라는 것이 미화 25달러로 책정된 데 대해서는 불만이 없잖아 있습니다. 사실 이걸 미화 15달러 정도로 제한해 놓는다 해도, 좋은 와인은 얼마든지 있거든요. 문제는 WS 가 솔직히 어느정도 '마케팅'에 치중하는 잡지라, 자신들이 주장하는 '객관성'에도 불구하고 와인 앤 푸드, 와인 엔튜아지스트나 와인 애드버킷만큼의 신뢰는 가지 못한다는 거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WS를 잡게 되는 것은 그들의 '관록' 때문일 것이고...



간단한 <일러두기>입니다.


-일단 와이너리의 이름은 제일 앞에 원문으로 넣었습니다. 그리고 와인 자체의 품종과 이름은 그 뒤에 빈티지와 함께 넣었습니다. 와이너리 이름과 와인의 이름은 '슬러쉬(/)' 로 구분해 놓았습니다.


-가격 단위는 모두 미화 기준입니다.


-맨 앞의 괄호 안의 숫자는 WS 가 매긴 와인의 점수입니다.


-미국의 각 주들은 나라 이름을 생략했습니다. 캘리포니아, 워싱턴주, 오리건주로 해 놓았습니다.


-스페인어와 불어, 독어의 특수 문자(악쌍 그라브, 세르꽁쁠렉시용, 우믈라우트 등)들은 자판 사용의 한계상 생략했습니다. 이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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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버네 소비뇽과 그 블렌드들은 가장 널리 알려진 레드지요. 미디엄에서 풀 바디의 구조를 지닌 이 종류는 풍부하고 어두운 색깔을 띠며 큐런트의 맛과 다른 스파이스들의 느낌이 납니다. 신세계에서는 호주, 워싱턴주, 아르헨티나 등이 저렴하면서도 훌륭한 카버네 소비뇽을 생산해 냅니다. 음식으로는 잘 구운 쇠고기, 사냥한 고기들이나 양고기 등이 카버네의 단단한 구조와 조화를 이룹니다.


(91) Greg Norman Estates /Cabernet-Merlot Limestone Coast 2003 ($15, 호주) : 활기차면서도 우아하고 쥬스의 느낌이 풍부하다. 삼나무와 구워낸 듯한 풍미가 피니시의 큐런트의 느낌과 조화롭게 어울린다. 시음 적기는 지금부터 2012년 사이.


(90) Valenti Blanchi / Cabernet Sauvigon San Rafael Famiglia 2004 ($18, 아르헨티나) : 자두와 보이즌베리의 느낌이 풍부한 모카와 스파이스 향에 겹치는 격렬한 스타일의 와인으로 길며 크리미한 피니시가 일품. 시음 적기는 올해와 내년(2007년) 안일 듯.


(90) Chateau Ste. Michelle / Cabernet Sauvignon Columbia Valley Canoe Ridge Estates 2003 ($22, 워싱턴주) : 인상적인 깊이와 길이, 그리고 층층이 느껴지는 블랙베리, 체리, 블랙 올리브와 구운 참나무의 향과 맛이 일품으로, 피니시에까지 이 맛이 이어진다. 시음 적기는 2008년부터 2013년 사이. (*참고 하나, 우리 동네 Costco 에서는 이 와인을 16달러 79 센트 정도에 판매하더군요)


(90) Penfolds / Carbernet Sauvignon Austrailia Bin 407 2003 ($25, 호주) : 농염하고 풍부한 맛, 큐런트와 말린 블루베리의 맛이 이 와인의 중심. 사냥감의 느낌이 약간 돌기도. 시음 적기는 2008-2015 년.


(89) Jim Barry / Cabernet Sauvignon South Austrailia The Cover Drive 2004 ($17, 호주) : 레드 베리의 맛이 두드러진 큐런트와 다른 스파이스의 맛 속에 잘 만들어진, 부드러우며 활수한 와인. 피니시에서는 상쾌한 밸런스와 더불어 고운 태닌이 느껴짐. 지금부터 2011년까지가 시음 적기.


(89) Vina Dona Paula / Cabernet Sauvignon Lujan de Cuyo 2004 ($17, 아르헨) : 잘 익은 블랙베리와 큐런트의 느낌, 과일맛이 쥬시하며 우아한 구워낸 듯한 느낌이 전반적으로 깔려 있다. 육질의 피니시가 특징. 2007년을 넘기지 말아야 할 듯.


(89) Barnard Griffin / Cabernet Sauvignon Columbia Valley 2004 ($17, 워싱턴주): 큐런트와 블랙 체리의 느낌이 피니시까지 지속되며, 신선하고 포도 고유의 맛이 계속 살아 있는 좋은 와인으로 2009년 까지가 시음 적기. (한가지 덧붙이자면, 제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이 와인의 도매가는 $9.49 정도이며 소매가가 대형 마켓에서는 $13.99 정도입니다. 아마 타주로 나가면 이 와인도 비싸질 듯.)


(88) The Little Penguin / Carbernet Sauvignon South Eastern Australia 2005 ($8, 호주) : 풍만하며 감칠맛 나는 와인으로 부드러우면서도 입안에 가득 차는 달콤한 블루베리와 큐란트의 맛이 좋으며 약간의 모카와 삼나무의 느낌도 있다. 2008년까지가 시음 적기.


(88) Domino Del Plata Cabernet Sauvignon Mendoza Crios de Susana Balbo 2004 ($15, 아르헨) : 직설적이고 주스의 느낌이 풍부한 와인으로 라즈베리와 보이즌베리의 맛이 구운듯한 느낌과 미네랄의 톤이 받쳐주는 가운데 살아나는 와인. 묵히지 말고 바로 마시는 것이 좋을 듯.


*그레나슈와 블렌드 : 이 품종으로 만든 와인은 매우 가볍고 부드러운 것부터 광대하며 단단한 것까지 그 대역이 넓습니다. 확연히 구별되는 미네랄과 스파이스의 느낌이 때때로 베리와 빨간 과일들의 맛이 섞이기도 하지요.

그레나슈는 와인 세계에서 일종의 자유로운 영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바비큐와 먹을 때 잘 어울리는 과일향 가득한 마시기 좋은 와인을 만들 수도 있고, 숙성시키기에 좋은 미묘한 와인으로 태어날 수도 있습니다. 프랑스 남부 론 밸리의 샤토 뇌프 뒤파프 지역에서 이런 와인을 만들지요. 이 지역은 그레나슈가 재배되는 면적이 타 품종에 비해 월등히 높습니다. 스페인에서는 이 품종을 '가르나차 Garnacha' 라고 부르지요. 스페인 역시 이 품종이 왕성히 자라고 있으며, 호주에서도 그레나슈는 '떠오르는 별'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고품질의 그레나슈 와인을 만드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수확량의 제한입니다. 일반적으로 그레나슈는 그냥 놔 두면 엄청나게 열매를 맺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와인메이커들이 신경을 써서 그 수확량을 제한하는 편입니다. 또, 그레나슈 포도는 그냥 그 자체의 와인을 만드는 게 아니라, 거의 시라와 무베드레 등의 품종과 블렌딩되는 게 일반적입니다. 최근들어 일반에게도 각광받고 있으며, 이 와인으로 와인을 만드는 와인메이커들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트레이더 조 등에서 저렴한 가격에 나와 있는 품질 좋은 스페인와인들은 다 그레나슈(그레나차)라고 보면 되겠더군요.

이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 대역은, 잘 구운 닭고기나 햄버거 등이 좋습니다. 이런 음식들은 그레나슈가 가지고 있는, 내재한 과일의 향과 맛을 잘 이끌어내니까요.


(93) Yangarra Estate / Grenache-Shiraz-Mourvedre McLaren Vale Cadenzia 2004 ($25, 호주) : 풍부하고 부드러우며 자두, 블랙베리, 체리의 맛이 넘치는 와인. 매우 섬세한 태닌이 이를 살짝 덮고 있다. 2008년부터 2015년 까지가 시음 적기.


(92) Chateau de Flaugergues / Coteaux du Languedoc La Mejanelle Cuvee Sommeliere 2003 ($16, 프랑스) : 힘차고 까만 자두, 담뱃잎, 모카의 맛이 화려한 와인. 매우 길고 구조가 잘 짜인 스파이스와 미네랄 느낌의 피니시가 일품. 지금부터 2012년까지가 시음 적기.


(91) Jean-Louis Chave Selection / Cotes du Rhone Mon Coeur 2004 ($20, 프랑스) : 매우 튼실한 꼬뜨 뒤 론 와인으로 까만 자두, 밤, 타르와 향초의 느낌이 구조가 좋은 피니시까지 계속 지속된다. 2007-2009 년이 시음 적기.


(91) Kaesler / Grenache-Shiraz-Mourvedre Barossa Valley Stonehorse 2004 ($19, 호주) : 매우 매끄러우며 세련된 와인으로 까만 체리와 큐런트의 맛이 기저에 풍부한 가운데 다크 초컬릿과 스모키한 스파이스의 느낌. 지금부터 2014년 까지가 시음 적기.


(90) Bodega Nekeas / Grenache Navarra Vega Sindoa El Chaparral Old Vines 2003 ($11, 스페인) : 힘차고 뚜렷한 특징을 지닌 와인. 산딸기와 블랙베리의 맛이 풍부하고 여기에 커피와 미네랄의 느낌이 액센트를 준다. 매우 단단한 탄닌이 이 맛들을 받쳐주고 있다. 2009년 까지가 시음 적기.


(90) Domaine Sarda-Malet / Cotes du Roussillon 2004 ($16, 프랑스) : 매우 고운 체리와 자두의 맛이 느껴지는 맛있는 꼬뜨 드 루시용 와인으로, 산딸기의 맛도 난다. 미네랄과 스파이스의 느낌이 나는 흥미진진한 피니시도 일품. 2007년 이후가 시음 적기.


(89) Paul Autard / Cotes du Rhone 2004 ($13, 프랑스) : 순수성이 뛰어난 와인으로 블랙 체리, 산딸기, 연초, 타르, 그리고 사냥감의 느낌이 스모키하며 미네랄 톤이 느껴지는 피니시와 잘 맞물린다. 묵히지 말고 바로 마실 것.


(89) M. Chapoutier / Cotes du Rhone Belleruche 2003 ($12, 프랑스) : 미네랄 톤이 저별에 깔리는 듯 한 블랙베리와 레드 커런트의 느낌이 나는 듯 하더니, 타르와 꽃향기가 뒤를 따르는 와인. 매우 구조가 잘 짜여진 피니시. 지금부터 2007년까지가 시음 적기.


(89) Domaine Le Couroulu / Vacqueyras Cuvee Classique 2003 ($18, 프랑스) : 풍부한 질감, 풍성한 스파이스와 자두의 향과 맛. 타르와 감초의 느낌도 있다. 지금부터 2008년 까지가 시음 적기.


(89) Hill of Content / Grenache-Shiraz South Austalia 2003 ($14, 호주) : 빨간 과일 맛과 톡 쏘는 신맛, 그리고 스파이스 향이 강한 오크의 단단한 느낌들로 시작하지만 부드러운 피니시가 일품인 와인으로 지금부터 2010년 까지가 시음 적기.


(89) Perrin & Fils / Cotes du Rhone-Villages 2004 ($15, 프랑스) : 화려한 까만 과일들의 맛, 모카, 미네랄, 그리고 타르의 느낌으로 차 있는 와인. 튼실한 산도가 이 와인을 꾸밈없는 것으로 보이게 한다. 지금부터 2007년까지가 시음 적기.


(88) Paul Jaboulet Aine / Cotes du Rhone Parallele 45 2005 ($12, 프랑스) : 순수하며 신선한 와인으로 푸른 과일 및 자주빛 과일 맛이 좋다. 타르, 제비꽃, 미네랄 느낌의 피니시. 묵히지 말고 바로 마실 것.


(88) Gabriel Meffre / Cotes du Rhone La Chasse du Pape Prestige 2004 ($10, 프랑스) : 붉은 자두와 큐런트의 맛이 나고 담배와 미네랄 느낌이 그 뒤를 따른다. 피니시는 부드럽고  절도있는 구조를 갖췄다. 묵히지 말고 바로 마시는 게 좋을 듯.


(88) Chateau de Paraza / Minevois Cuvee Speciale 2004 ($9, 프랑스) : 미네랄의 느낌과 빨간 과일의 맛이 신선하며 밸런스가 잘 맞은 와인으로, 체리와 스파이스 느낌의 피니시가 느껴진다. 2008년 까지가 시음 적기.



*말벡 : 화려하면서도 풍성한 산도, 까만 베리류 과일과 모카의 맛이 특징인 말벡. 역사는 길지만 와인 시장의 강자로 등장한 것은 얼마 되지 않는 와인이지요. 원래는 프랑스가 고향이지만, 지금은 아르헨티나의 안데스 산자락인 '멘도자 밸리'를 새로운 집으로 삼았습니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말벡들은 최근들어 그 품질이 더욱 좋아지고 있는 듯 합니다. 그릴에 구운 스테이크나 바베큐한 돼지고기, 크랜베리 소스와 함께 나오기도 하는 칠면조 등도 괜찮은 궁합입니다. 단단하고 무거운 구조를 가진 풍성한 와인일수록 굵고 스모키한 맛과 잘 어울리니까요.


(91) Familia Cassone / Malbec Lujan de Cuyo Obra Prima Reserva 2003 ($20, 아르헨) : 풍성하고 화려한 와인으로 까만 과일과 자줏빛 과일의 느낌이 넘치며 여기에 모카, 스파이스, 미네랄의 느낌이 길고 부드러운 피니시와 어울린다. 지금부터 2008년까지가 시음 적기.


(90) Bodega Cadena Zapata / Malbec Mendoza 2004 ($20, 아르헨) : 잘 분쇄한 블루베리와 라즈베리의 느낌의 훌륭한 향과 쥬시한 질감이 구운 듯한 느낌과 미네랄의 느낌이 함께 잘 녹아있는 와인으로, 지금부터 2009년 까지가 시음 적기.


(90) Dominio Del Plata / Malbec Mendoza Ben Marco 2004 ($20, 아르헨) : 풍부한 라즈베리와 붉은 큐란트가 농축돼 있는 이 와인을 뒷받침해주는 것은 절도있는 구운 듯한 느낌과 미네랄의 느낌. 시음 적기는 2008년까지일 듯.


(89) Vina Dona Paula / Malbec Lujan de Cuyo 2004 ($14, 아르헨) : 스파이스와 모카의 느낌이 부드러운 라즈베리와 보이즌베리에 잘 직조되어 있는 와인으로, 새콤한 커피와 미네랄의 피니시가 느껴진다. 2008년까지가 시음 적기.


(88) Bodegas Terrazas de los Andes/ Malbec Mendoza 2005 ($10, 아르헨) : 유혹적인 모카와 스파이스의 향이 산딸기와 보이즌베리의 맛을 느끼게 하는 풍부한 질감과 더불어 피니시까지 지속된다. 올해와 내년이 시음 적기.


* 멀로 블렌드 : 미디엄 바디의 풍부하고 과일향 풍부한 맛이 향초의 느낌과 어우러지는 것이 멀로의 특징. 지난 1990년대는 멀로의 시절이었지요. 지금은 멀로의 인기가 좀 시들긴 했지만, 그 잔잔한 여운과 미묘함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멀로는 좋은 짝이 되겠지요. 일단, 멀로 종은 보르도 와인을 만드는 데 있어서 큰 역할은 합니다. 특히 생떼밀리옹이나 뽀므롤은 멀로를 빼 놓고서는 이야기할 수 없겠지요. 일반적으로 멀로는 기르기 힘든 품종이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덥고 건조한 기후를 가진 동부워싱턴이나 칠레, 호주에서 멀로는 쉽게 자라는 품종이 됐지요. 여기에 어울리는 음식으로는, 서양에서는 비프 스튜, 혹은 진한 향의 소스를 끼얹은 파스타 등을 꼽습니다. 또 멀로의 가벼운 구조상 여러가지 가벼운 음식들에도 잘 어울립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치킨 커틀릿이나 혹은 우리나라 음식들에도 멀로가 잘 간다고 생각합니다만.


(89) Columbia Crest / Merlot-Cabernet Columbia Valley Two Vines 2002 ($8, 워싱턴주) : 밸런스가 잘 맞은, 잘 익은 큐런트와 자두의 향이 좋은 산도와 잘 어울리는 와인으로 우아한 태닌의 느낌이 일품. 2009년 까지가 마시기 좋을 듯. (개인적으로도 매우 추천하는 와인입니다. 저렴하면서도 참 좋은 와인이지요)


(89) Concha Y Toro / Merlot Peumo Marques de Casa Concha 2004 ($19, 칠레) : 화려한 구운 맛으로 시작하여 캐시스와 자두의 맛으로 넘어가는 이 와인은 피니시에선 구운 향초의 맛이 난다. 2007년까지가 시음 적기.


(89) Veramonte / Primus Casablanca Valley 2004 ($17, 칠레) : 스모키하며 화려한 맛의 와인으로 블랙 체리의 맛과 코코아, 구운 향초와 미네랄의 느낌도 살짝 있다. 2007년까지가 시음 적기.


(88) Marquils Phillips / Merlot South Eastern Australia 2004 ($18, 호주) : 스무스하며 벨벳처럼 부드러운 와인으로 이국적인 스파이스의 톤, 그리고 큐란트와 체리의 맛이 좋다. 2008년까지가 시음 적기.



*포르투갈 와인 : 사실, 포르투갈 와인이라고 하면 강화와인인 포트와 셰리를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강건하고 신선한 과일 향이 앞서며 말 그대로 '순수한 테이스팅'을 보여주는 포르투갈 테이블 와인은 오랫동안 '무명의 와인'으로 남아 있다가 최근들어 각광받고 있지요. 가장 좋은 와인은 '두로 밸리' 지역에서 생산되며, 포르투갈 고유의 포도와 섞여져 좋은 와인을 만들고 있습니다. 뚜리가 나시오날, 띤따 프랑까, 띤따 로리쯔(스페인의 템프라니요와 같은 품종이지요), 띤따 바로까 등이 이런 포도들이죠. 이 포도들로 만든 와인은 깊은 맛과 두터운 알콜을 보여주며, 신선함과 구조감도 보여줍니다. 레드와인이면서도 생선과 잘 어울리는 와인을 만들어내는 것도 이 지역이죠. 그래서 구운 대구나, 혹은 쇠고기까지 그 어울리는 음식 대역이 참 넓습니다. 이는 이쪽 와인에 내재되어 있는 산도 때문이겠지요.


(89) Ramos-Pinto / Douro Adriano Red 2003 ($15, 포르투갈) : 자두, 베리, 밀크 초컬릿 등의 느낌이 나는, 톡 쏘는 듯한 상큼한 맛이 느껴지는 균형잡히고 집중된 와인으로, 피니시는 크리미한 느낌이 든다. 피니시에서는 카페오레의 느낌도. 지금부터 2010년까지가 시음 적기.


(88) Casa Ferreirinha / Douro Adriano Red 2003 ($18, 포르투갈) : 산딸기와 체리 맛이 풍부하고 여기에 고운 오렌지 껍질의 느낌과 스파이스의 느낌이 느껴지며, 새콤한 피니시가 느껴지는 전통적 포르투갈 와인으로 2010년까지가 시음 적기.


(88) Symington Family Estates / Douro Vale do Bomfim Reserva 2004 ($13, 포르투갈): 풍부하고 농염하며 화려한 자두, 베리, 스파이스와 레드 큐란트의 맛이 느껴지며 크리미함이 느껴지는 이 와인은 매우 길고 새콤한 피니시를 보여준다. 2010년까지가 시음 적기.



*산지오베세 블렌드 : 미디엄 바디의 구조를 갖고 있으며 체리와 자두의 맛이 나기 마련인 산지오베세 와인은 구조가 좋고 튼튼한 산도를 보여줍니다. 일반적으로 병입 숙성을 필요로 하지요.

산지오베세로 만든 이태리 와인은 균형잡힌 과일맛과 태닌에 그들만의 캐릭터와 '족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계 어느 다른 지역에서 이 포도로 와인을 만든다 해도, 역시 '이태리'라는 명성과 이름을 넘어서기 어렵습니다. 이 포도가 그만큼 '이태리의 포도'라는 이야기겠지요. 산지오베세의 고향은 투스카니... 이태리산 와인 중에서도 저렴하고 품질 좋은 것들이 많이 생산되는 곳이라지요. 산지오베세 포도는 키얀티에서 몬테풀치아노까지 많은 다양한 와인을 만드는 데 쓰입니다. 특히 2003년 투스칸 산 포도는 유난히 더웠던 날씨 때문에 포도가 농염하게 익었고, 덕분에 풍성한 맛의 와인을 만들어내게 됐다는군요.

이태리 와인이야, 당연히 이태리 음식과 가는 것이 일반적이겠지요. 특히 파스타, 피짜, 그리고 파르마지아노 레지아노 치즈야말로 좋은 선택이 되겠지요. 이태리 음식과 이태리 와인... 더이상의 굿 페어링은 없겠지요.


(90) Antinori / Chianti Classico Peppoli 2004 ($25, 이태리) : 농염한 풀 바디의 파워풀한 와인으로 블랙 큐런트와 양자두의 맛이 나며, 코코넛과 초컬릿의 느낌도 있다. 엄청난 와인으로 약간 숙성의 시간이 필요할 듯. 2007년 이후 마시길 권한다.


(90) Avignonesi / Vino Nobile di Montepulciano 2003 ($22, 이태리) : 진득한 베리와 딸기의 맛이 풍부하며 부드럽다. 피니시는 매우 미묘하다. 역시 2007년 이후가 시음 적기.


(90) Nottola / Vino Nobile di Montepulciano 2003 ($22, 이태리) : 색은 짙고, 블랙베리, 체리, 바닐라의 향도 풍부하다. 풀바디의 와인으로 피니시는 매우 길며 풍부한 과일의 느낌이 입안을 달래주는 느낌. 2007년 이후에 마실 것.


(90) Castello di Querceto / Chianti Classico Riserva 2003 ($20, 이태리) : 일단 한 모금 마시면 강건한 느낌과 단단한 태닌이 느껴지며, 그 뒤에 이어지는 초컬릿의 향과 베리, 라즈베리의 향이 훌륭하다. 피니시의 느낌은 매우 신선. 2007년 이후가 시음 적기.


(90) Viticcio / Chianti Classico Riserva 2003 ($24, 이태리) : 베리와 체리의 캐릭터, 그리고 여기에 담뱃잎의 느낌이 드는, 매우 집중된 와인으로 풀 바디한 질감이 느껴진다. 단단한 태닌, 그리고 풍성한 피니시가 일품으로 2007년 이후에 개봉할 것.


(88) Fattoria di Basciano / Chianti Rufina 2004 ($10, 이태리) : 잘 익은 자두의 매혹적이 ㄴ향기가 좋다. 미디엄 바디의 와인으로 스파이시한 과일맛이 담겨 있다. 태닌과 격렬한 과일향이 잘 섞여 있으며 피니시에서는 미네랄의 느낌이 난다. 묵히지 말고 바로 마실 것.


(88) Castellani / Toscana Biagio 2003 ($11, 이태리) : 커피와 과일의 느낌이 풍부한 와인으로 바닐라의 향과 맛도 느껴진다. 꽉 찬 느낌이 들며, 벨벳같이 부드러우면서도 뭔가 씹히는 느낌도 드는 재밌는 와인. 2008년 이후가 시음 적기.



*시라(혹은 쉬라즈) 블렌드 : 풀 바디의 과일의 감이 꽉 찬 시라. 다른 와인과는 구별되는 스파이스와 육질의 느낌을 가지고 있지요. 그리고 좋은 시라라면 꽤 오랫동안 숙성이 가능합니다. 시라를 베이스로 한 레드 와인은 보통 입맛에 쉽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깊은 과일향이 태닌과 잘 조화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연유로 인해 인기를 얻기 시작한 시라는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 론 지방을 떠나 세계를 돌고 돌아 남반구의 호주에서 가장 인기있는 품종이 되었습니다. 남반구에서는 이름이 바뀌어 '쉬라즈'라고 불리우게 됐지만, 그 성격도 조금 바뀌었죠. 농염하고, 풀바디를 갖춘, 풍부한 과일의 맛을 냅니다. 이에 비하면 프랑스산은 좀 더 그 맛에 포커스가 있다는 느낌을 주고, 후추향과 스파이스, 그리고 육질의 느낌이 더 나지요.

최근엔, 미국의 캘리포니아 역시 꽤 마실만한 시라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저렴하면서도 괜찮은 시라가 생산되고 있는데, 앞으로 지켜볼만 하다는군요.

시라에 맞는 음식이라면, 구운 양이나 구운 조류, 바비큐 갈비 등을 꼽습니다. 단단하고 풍부하며 스파이스와 후추의 느낌이 조금 나는 시라의 맛이 음식의 맛을 '뚫고' 들어갈 수 있다는 거지요.


(94) Langmeil / Shiraz Barossa Valley Valley Floor 2004 ($23, 호주) : 그 맛의 깊이와 포커스는 놀랄 만하며, 흠없는 블루베리, 큐런트, 자두, 바닐라 스파이스의 향이 전해진다. 2008년부터 2016년 사이에 마시길 권한다.


(92) Pirramimma / Shiraz McLaren Vale 2003 ($23, 호주) : 풍부하고도 여러 음식과 잘 어울리는 와인으로 입안에 꽉 차는 화려한 블랙베리, 블루베리, 체리, 페퍼민트의 향과 맛이 화려하다. 지금부터 2015년 까지가 시음 적기.


(91) M. Chapoutier / Cotes du Roussillon-Villages Latour-de-France Occultum Lapidem Domaine de Bila-Haut 2004 ($22, 프랑스) : 진득한 맛의 와인. 다른 와인과 확연히 구별되는 육질의 향이 나며, 까만 자두, 쇠고기, 삼나무, 스파이스의 맛이 난다. 피니시에서는 초컬릿의 느낌도 받는다. 지금부터 2010년까지가 시음 적기.


(91) Jacob's Creek / Shiraz South Australia Reserve 2003 ($22, 호주) : 두터운 와인으로 후추와 입안에 꽉 차는 까만 체리와 감초의 느낌이 난다. 지금 마시기에 좋은 와인. 그러나 숙성도 가능하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가 최적일 듯.


(91) Vina Montes / Syrah Colchagua Valley Alpha Apalta Vineyard 2004 ($25, 칠레) : 까만 색 계열의 과일과 스파이스의 향이 농염하면서도 두터운 맛의 캐시스, 자두, 그리고 미네랄의 맛으로 이어지는 사랑스러운 와인으로 입안을 꽉 조여준다. 지금부터 2008년까지가 시음 적기.


(91) Shingleback / Shiraz Mclaren Vale 2004 ($16, 호주) : 스무스하고 부드러운 와인으로 풍미있으며 주스가 풍부한 자두와 블랙베리의 맛이 나며 흰 후추와 열대산 콩인 '타마린드', 그리고 스파이스의 맛이 느껴진다. 지금부터 2014년 사이에 마시면 좋을 듯.


(90) Peter Lehmann / Clancy's Barossa 2004 ($16, 호주) : 촛점이 잘 잡히고 맛있는 와인으로 반짝이는 블랙베리와 타임, 검은 후추의 맛이 신선하게 느껴지며 유혹적인 피니시에까지 지속된다. 지금부터 2012년까지가 시음 적기.


(90) Chateau Maris / Syrah Minervois La Liviniere La Touge 2004 ($19, 프랑스) : 풀바디의 풍부한 와인으로 블랙베리, 까만 체리, 스모키한 맛이 힘차게 깔려 있다. '강철 대들보'와도 같은 구조. 2007년부터 2012년까지가 시음 적기.


(89) Chateau de Lancyre / Coteaux du Languedoc Pic St.-Loup La Coste d'Aleyrac 2000 ($15, 프랑스) : 강건하고 밝은 와인으로 말린 체리와 감초, 스파이스 맛이 난다. 씹히는 듯한 감의 강건한 태닌도 특징. 단단한 피니시 속에 계속해 맛이 살아 있는 와인. 지금부터 2008년 안에 즐기기 좋을 듯.


(88) Chateau Camplazens / Syrah Coteaux de Languedoc Serendipity 2000 ($10, 프랑스) : 맛있게 잘 숙성된 와인으로 육질의 느낌이 나며 단단한 구조와 빨간 자두의 맛이 중심을 이루고 있으며, 여기에 산딸기 맛이 더해졌다. 캐시스의 느낌도 좋다. 2008년 까지가 시음 적기.


(88) Greg Norman Estates / Shiraz Limestone coast 2004 ($15, 호주) : 톡 쏘는 산도가 나긋나긋하며 농염한 블랙베리와 감초의 맛과 조화를 이룬다. 피니시까지 입에 남아 있는 듯한 태닌과 산도의 조화가 좋다. 2007-2012년이 시음 적기.


*다른 주목할만한 레드 와인들 : 여러가지를 선정했군요. (개인적으로) 전혀 들어보지 못했던 품종으로 이태리산 '아글리아니코'가 눈에 띕니다. 그밖에 카르메네레, 갸메이, 그리고 템프라니요 블렌드, 진판델 등을 각각 선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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