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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스크랩] [펌]디워 (D-War) - 혁신적 이야기 방법과 심층적인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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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을 위한 테스트 (심형래;Shim Hyung-Rae)

나는 방금 무엇을 봤는지 믿을 수 없을 정도가 되어버렸다.

한국과 헐리우드에서 촬영 된 <디워>는 전면에 걸쳐 한국의 문화와 함께 다민족적이고 다문화적인 캘리포니아의 대중 문화로 채워져 있다.

부라퀴가 빠져나온 현장에는 북아메리카의 인디언이 등장해 이제 전설이 현실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든은 여의주를 지닌 세라를 찾기 위해 문신을 새기는 캘리포니아의 수많은 19세 여자아이들을 검색해야한다. 세라는 자신에게 용이 찾아 올것을 두려워하며 부적을 방안 가득 붙인다. 이든과 세라는 L,A 시내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악한 이무기 군단을 피해다닌다. 이든은 세라를 최면술사에게 데려가 그녀가 전생에서 부터 환생한 것을 밝혀낸다. 이든은 부라퀴 군단에게 잡힌 뒤 정신을 잃고 꿈인지, 환상인지 모를 세계로 세라를 구하러 떠난다.

디워는 이렇게 우연처럼 보이는 운명과 현실적인 환타지로 가득채워진 판 태평양적 문화적 기호들이 만들어내는 마법의 세계를 구현한다. 이런 세계는 <해리포터>와 같은 아동 전용 영화에서는 볼 수 없다.

바로 이런 미학적 특성이 거친 호흡과 이야기 전달 방식에서 갑작스런 도약과 생략으로 나타나며 이는 임권택 감독의 방식과 매우 비슷한 한국적 주제를 표현해 낸다. 스토리를 구성하는 것들의 결합이 느슨하고 어딘가 비어있는 듯한 곳에서, 전혀 이질적인 방식으로, 원시적이며 비논리적이며 설명할 수 없는 파도가 관객을 덮치게 하는 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사적으로 이 방식은 독일 표현주의 영화들에서 근원을 찾을 수 있으며 피터 위어가 <행잉록의 소풍>에서, 폴 슈레이더가 <캣피플>에서 차용했고, 주윤발과 임청하가 주연한 <몽중인>을 비롯한 숱한 홍콩 귀신 영화들에서도 발견된다.

마술적 비쥬얼의 압권은 L.A 시내의 시가전이 아닌 악한 이무기와 선한 이무기의 최후의 결전에서 펼쳐진다. 이때 심형래의 카메라는 용트림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우리의 빈약한 상상을 비웃으며 잡아낸다. 나는 우리가 단청과 미술교과서에서 보았던 용의 모습이 이토록 놀랍게 재현 된적이 없었음을 상기하며 경악하고 말았다.

여의주를 삼키고 용으로 탈바꿈한 뒤 수염 하나하나를 물결치듯 자랑하며 지상과 공중을 오가며 악한 이무기를 물고 던져버리고 짓밟는 생동감 넘치고 역동적인 비쥬얼은 <쥬라기 공원>,<매트릭스 시리즈>,<반지의 제왕>,<스파이더맨>에서는 맛보기 힘든 극한의 스케일과 정교한 카메라 호흡을 보여준다. 영구아트는 이 분야에서 숨겨진 정상의 실력자들을 보유하고 있는 듯이 보이는데, 바로 이 장면들이 단순한 시각적 쾌감을 넘어 무시무시한 정서적 에너지를 뿜어내며 선과 악의 대결이라는 뻔하게 생각되는 불꺼진 개념의 집에 영혼의 전기를 공급해 카타르시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것은 심형래가 앞에서 얘기한 심각한 정서가 가질 수 밖에 없는 황당한 이야기 전개를 B급 무비의 정서와 조합해내 누구도 하지 못한 이야기의 혁신을 이뤄냈다는 것이다.

<디워>는 무엇보다 이야기의 승리고 각본의 승리다.

<디워>는 <스네이크 온 어 플레인>과 같은 B무비의 장난끼와 <더록>의 시각적 쾌감을 가볍게 뛰어넘는 액션의 향연, <사랑과 영혼>이 보여준 정서적 고양감와 <천녀유혼>이 보여주는 몽환적인 아우라보다 뛰어난 감탄을 불러일으키는 우아한 유령, <반지의 제왕>이 보여준 신화적 상상력을 훌쩍 뛰어넘는 비쥬얼의 사상적 깊이와 스케일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은 결론적으로 <2001년 스페이스오딧세이>를 뛰어넘는 철학적 메세지와 를 우주의 거리만큼 따돌리는 감동을 관객에게 안겨준다.

<디워>는 거대하고 우아하며 아름다운 드라마다. 오히려 몇몇 장면에서 보이는 CG가 튀어보일 정도로 <디워>의 스토리는 영화사적으로 스토리라는 것이 이제 스스로 20세기적인 것들을 뛰어 넘는 혁신을 이뤘음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심형래 감독은 헐리우드 시나리오 기법에서 발전되어온 씨뿌리기와 거두기를 통한 논리적 완결성을 거부했다. 그것은 주로 스필버그가 갈고 닦아온 기법으로 관객에게 스스로 발견하게하는 몰입의 효과를 노린 것이다.

심형래는 이 변명으로 가득찬 낡은 기법으로 스토리의 관성을 쳐지게 만드는 대신 이무기가 여의주를 얻기 위해 질주하며 이든이 세라를 지켜내기 위해 달리는 스토리의 속도에 ?? 모든 논리를 따라가게 만든다.

나는 주제가 스스로 이야기 방식을 철저히 깨부수고 그것들을 다시 소환해 하늘위에 뿌린 마법의 레일 위의 청룡 열차로 변신한 뒤 관객을 태워 달려나가는 이처럼 혁신적인 이야기 전개 방식을 지금껏 보지 못했다. 심형래는 1시간 반이 남짓한 압축된 이 여정을 통해 어린이 보다는 오히려 영화를 많이 보아 왔으며 스토리가 무엇인지 아는 수준 높은 관객을 위해 당신이 지금 본 것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심형래는 스토리와 영화 자체를 질문하고 있다는 점에서 홍상수와 김기덕이 이룬 것을 뛰어 넘는 일을 했으며, 장르를 혁신적으로 재창조 했다는 점에서 김지운과 류승완 등이 이룬 성과를 초월해 버렸고. 영화가 사상과 철학을 담을 수 있는 깊이의 가능성에 있어서 박찬욱과 봉준호가 한 것 보다 두세배 더 깊이 들어가 새로운 장을 열어 버렸다.

P.S 글에서 무엇을 보는 가는 읽는이의 자유다, 오해를 방지하자면 나는 디워를 정말 재미있게 보았고 훌륭한 영화라 생각한다.

참고로 오늘날 영화를 평하는 사람들은 대게 유물론적 철학에 기원을 가진 정치적 입장을 가지고 있는데 이들에게 심형래와 같이 한국의 신화와 민속적 에너지를 다루는 감독을 정치적 중립을 갖고 평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 서로의 정치적 태도가 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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