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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야기/경제 관련

[서지우 칼럼] 경기부양책 매달리면 하이퍼인플레 불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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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부양책 매달리면 하이퍼인플레 불러온다

 

금융위기 이후 한국 경제, 어떻게 될까?

서지우 | 경제평론가


세계 역사에 2008년은 아마도 역사적인 한 해로 기록될 것 같다. 이미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서브 프라임 모기지 문제로 불거진 이번 세계 금융위기의 많은 내용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이후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의외로 그 내용을 잘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가장 큰 이유는 보수 언론이 극히 최근까지도 현 경제위기의 실상과 정보를 올바로 전달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10년 전 IMF로 알려진 1997년 한국의 금융공황이 어떠한 것이고, 어떻게 진행되었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었는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2008년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10년 전 금융공황을 초래했던 메커니즘을 단지 구체적인 형태만 달라진 채 거의 같은 내재적 과정을 보이면서 세계적 금융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1997년 한국의 금융공황이 전형적인 마르크스적 이윤율 경향적 저하 법칙에 의한 산업 부분의 과잉투자에 기인한 것이라고 하면, 이번에 찾아온 금융위기는 부동산 및 건설업의 과잉 투자에 의한 전형적인 버블 경제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10년 전 그 때와 2008년 오늘, 한국 금융시스템의 부실 메커니즘이 놀랍도록 유사하다는 점이다.

시중은행에서 시장에 공급하기위해 대기중인 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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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금융, 부동산 적신호

일반적으로 금융위기는 특정 산업 분야의 과잉 투자가 부실화되면서 은행 시스템에 과도한 부실채권을 양산하여 신용시스템이 붕괴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흔히 대공황으로 일컫는 1929년 미국의 주식 대폭락은 그 자체가 공황을 일으킨 것은 아니었다. 이때의 주식시장의 붕괴는 다음 해에 거의 70%가량 회복이 되었다. 그러나 당시 미국의 은행들의 주식 투자 평가손이 그대로 미국 금융시장에 투자했던 유럽 은행들에게 손실을 안겨주면서 당시 유럽 경제권 중에서 가장 취약한 독일-오스트리아계 금융 시스템이 파탄에 이르렀고, 이것이 다시 영국을 거쳐 미국으로 상륙하면서 전 세계적인 대공황이 된 것이다.

1997년 한국의 금융공황은 흔히 알려진 이른바 외국의 환 투기꾼 혹은 헤지펀드에 의해 일어난 것이 아니다. 당시 한국의 외환시장은 매우 규제가 심한 외환시장으로서 구미 금융권에서는 거의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1997년 한국 금융공황의 실체는, 당시 무려 67%를 넘는 은행의 대재벌에 대한 대출이 재벌들의 과잉 투자로 이자 비용을 이겨내지 못해 동시 다발적으로 부도를 내면서, 은행의 채권들이 일시에 부실화되어 발생한 전형적인 ‘금융공황’이었다.

그 결과, 수많은 한국인들은 기업의 파산으로 인해 직장을 잃고 어려운 시기를 겪어야 했다. 즉, 1997년 금융공황의 원인은 기업 부실과 파산이었기 때문에 한국인들은 실업에 의한 고통을 받아야 했다. 그 대신 한국 경제는 경쟁력을 잃은 기존 산업을 중국으로 이전하거나(바로 이 때문에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5%를 넘을 수 없었다) IT 산업과 같은 신 산업 창출을 통해 10년에 걸쳐 산업 구조 전환을 수행할 수 있었다.

2008년의 현 금융위기 역시, 과잉 투자에 의한 위기이다. 비록 그 시발점이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 위기로부터 시작되었지만, 한국 경제 자체는 이러한 금융위기를 이겨내기 어려운 매우 심한 자체 부실을 가지고 있는 상태다. 그 부분은 모두가 알고 있듯이 바로 부동산 부분이다. 1997년과 달리 건설업을 제외한 한국의 기업 부분은 현 상황에서 미국이나 유럽 심지어 일본보다도 위기에 대응할 여력이 충분하다. 그러나 문제는 1997년과 마찬가지로 은행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이며 위기는 부동산 관련 부분에서 발생하게 된다.

은행권의 부동산, 건설업 여신 심각

한국의 부동산 부분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부실화 문제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미분양 아파트 숫자와 더불어 이미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현재, 저축은행의 프로젝트 파이낸싱 분야의 연체율은 14.3%에 이르고 있는 데다 11월과 12월에는 이들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만기가 집중된다. 프로젝트 파이낸싱 총액은 47조 원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가장 심각한 부분은 은행권의 부동산과 건설업 관련 여신 부분이다. 현재 금융권에서 건설업 부분 대출액은 약 110조 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총 450조 원의 은행권의 기업 대출중 약 70조 원 정도로 추정된다.(한국은행, 삼성경제연구소 자료 참조) 한편 문제가 되는 주택담보 대출은 전체 가계 대출의 약 50%인 307조 원으로 은행권이 232조 원, 제2금융권이 74조 원이다. 따라서 부동산 및 건설 관계 부분 은행권 여신 총액은 340조 원 정도로 추정되며, 이는 전체 한국 은행권 여신의 40.4%를 차지한다.

이들 부동산 관련 대출의 부실화 여부는 전적으로 은행의 자금 사정에 좌우된다. 즉, 은행의 수신 구조가 얼마나 건전한가에 의해 결정되는데, 현재 한국 금융권의 시장성 수신, 즉 CD와 은행채에 의한 수신 비율은 2008년 8월 자료에 따르면 무려 34%에 이른다. 최근 벌어진 외국 경제 언론과 재경부와의 설전도 실은 은행수신의 건전성 부분에서 벌어진 것으로 현재 한국 은행들의 예대율은 자료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2008년 11월 현재 141%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은행은 정기예금과 같은 저 원가성 수신과 은행채, CD와 같은 고 원가성 수신으로 돈을 받아 대출을 하는 형태로 영업이 이루어진다. 그런데 저 원가성 수신이라 함은 대체로 금융통화위원회가 결정하여 한국은행을 통해 이루어지는 RP 발행금리와 거의 같거나 이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된다. 그러므로 만일, 정책당국이 금리를 내리면, 은행 예금 금리는 이에 연동하여 내려가게 되며, 은행 대출이 저 원가성 수신에 기반을 하게 되면 대출 금리도 거의 정확하게 이에 비례하여 내려가게 된다.

그러나 은행이 고 원가성 수신에 의존하게 되면 은행의 대출 금리는 순전히 금융시장의 수요, 공급에 따라 결정되는 은행채나 CD 금리에 의해 결정된다. 현재 한국의 은행채 잔액은 약 250조 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110조 원 규모의 CD 규모를 합하면 무려 340조 원 수준에 이른다. 즉, 부동산과 건설관계 여신에 대한 은행권 여신 규모와 은행채 및 CD 잔액의 규모가 똑같다는 것. 다시 말해, 부동산과 건설업 관련 여신이 거의 고 원가성 수신인 시장성 수신에 의존하여 이루어졌다는 의미이다.

이는 2002년 80% 수준의 예대율과 불과 50조 원에 지나지 않던 CD 및 금융채 잔액이 부동산 가격 상승율과 정확히 비례하며 현재의 140%, 250조 원 규모로 확대된 것과 정확히 일치한다. 그러므로, 향후 한국 경제의 모습은 이들 금융시장의 환경 변화에 의해 거의 100%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금리 결정, 정부 따로 시장 따로

현재 한국의 금융시장은 서브 프라임발 금융위기로 외화 부분에서는 엄청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으며 원화 부분에서도 제2금융권의 해외 부분 손실로 인하여 채권 시장에서 크레디트물(은행채와 회사채 등 국공채를 제외한 채권)의 매물 홍수가 일어나 5.0%의 기준금리와 은행채 간 스프레드는 무려 250bp(2.5%) 그리고 중소기업 발행 3년물 회사채와는 600bp(6.0%)로 벌어져 있는 상황이다.

말이 좋아 스프레드가 확대되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지 2008년 10월 현재 금융시장에서 이들 크레디트 물은 사실상 거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신규 은행채 발행의 경우 줄줄이 유찰되거나 보다 높은 금리를 제시하지 않으면 발행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어 있는 상태이며 이 때문에 지난 9월 위기설과 같이 이미 외국인 투자자들은 2008년 3월부터 은행채를 대거 내다 팔고 국채나 통안채 위주로 채권 포트폴리오를 변화 시킨 상태이다. 은행채가 이렇게 폭락하면서 한국은행의 금리인하는 전혀 약발을 듣지 않고 오히려 크레디트물의 금리는 더욱 상승하고 있으며 특히 부동산 담보대출 금리의 기준금리가 되는 CD 금리의 경우, 3개월물 은행채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증권업협회 고시보다 0.3~0.5%가 높은 수준에서 발행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경우 변동형 대출 금리의 경우 9% 돌파는 시간문제이며 설사 외환시장이나 주식시장 등이 안정을 찾는다손 치더라도 어느 정도 이름 있는 대형 주택 건설사가 결국 부도를 낼 경우, 그 파장으로 인해 대출 금리의 폭등은 막을 수 없는 상태이다.

이 같은 위험성 때문에 정부는 은행채 발행을 줄이고 CD 발행액을 줄이기 위해 다각적인 정책 수단을 활용하고 있으나 이 때문에 은행들은 자금 조달 길이 막히면서 결국 고금리 예금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현재 은행들의 고금리 예금 상품은 대체로 7.0%에 이르고 있으므로 대출을 하려면 적어도 9.5%는 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명동 사채 시장의 동향인데, 현재 명동 사채 시장의 경우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대형 기업의 사채들이 연 14% 수준에서 어음이 할인되고 있다. 이는 이미 1997년 IMF 이전의 기업 금리 수준이다.

한국 기업들은 그동안 최대 6% 정도의 금리로 기업활동을 영위해왔으며 지난 10년 동안 기업의 거의 모든 자금 프로세스가 여기에 맞추어져 있었다. 그런데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이의 두 배가 넘는 금리가 아니면 자금을 조달할 길이 없는 상태이다. 상황은 시시각각 나빠지고 있어서 본 원고가 출고될 시기쯤이면 두 배가 넘는 금리는 고사하고 자금 마련 자체가 어려워질 것으로 관측된다.

가장 큰 문제는 정부 경제 부처 당국이 제아무리 금리를 내리려고 하더라도 시장성 수신에 은행과 금융권이 너무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 당국의 금리 결정권이 시장에서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울산공단

IMF 답습, 부동산 버블 꺼진다

최근 한국은 한때 1,500원선 근처까지 환율이 치솟으며 외환위기 직전의 상황으로 몰려갔다. 그 이유는 금융권이 외화를 운용하는 데는 보통 선물시장을 사용하지 않고 통화 스왑 및 금리 스왑을 연계하는 스왑시장에서 외화를 차입한다. 그 이유는 보유 채권을 팔아 이를 다시 외화로 바꾸는 것보다 스왑시장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비용이 덜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2008년 10월 초 한국은행이 무려 100억 달러를 스왑시장에 투하하였음에도 스왑시장은 완전히 시장기능이 마비되며 스왑 베이시스가 무려 마이너스 490포인트나 벌어지며 시장이 마비되어 한국의 모든 금융사들이 현물 시장에서 달러를 구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향후로도 내년 1/4분기까지 외환시장의 사정은 나아질 수 없다. 그 이유는 정유사들의 결재 수요가 여전히 큰 규모이며, 특히 이머징 마켓에서의 펀드 손실로 인한 추가 외환 헤지 수요가 대규모로 발생하고 있는 데다 스왑시장의 붕괴로 더 이상 채권 스왑에 의한 외화 획득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상을 살펴봤을 때, 현재의 금융위기가 일시 진정되더라도 한국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향후 한국 경제의 모습은 절대 긍정적이지 않다.

조만간 또 다른 형태의 실물 위기, 즉 모든 채권시장의 프로세스가 중단될 수 있을 정도의 충격, 예컨대 잘 알려진 주택 건설 회사가 부도를 낼 경우, 지금까지 완만하게 진행되고 있는 부동산 관련 거품은 폭발적으로 꺼질 수 있다. 만일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되면, 그 즉시로 관련 저축은행들에 대한 신용이 무너지면서 관련 크레디트물의 거래가 완전히 중단되고 부동산 관련 여신 비중이 큰 은행을 중심으로 심각한 신용 등급 하락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이것은 다시 관련 은행채 금리를 큰 폭으로 폭등시켜 대출 금리의 급격한 상승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이며 이미 은행채 및 CD 발행이 어려운 은행들은 예금 금리를 급격히 인상하여 자금을 마련하고자 할 것이다.

현재, 한국 정부의 경우 금리 인상에 대하여는 거의 노이로제 수준으로 거부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므로 이러한 일이 발생하게 되면 한국 정부는 거의 즉각적으로 금리 인하로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러한 일은 거꾸로 거의 모든 금융기관들을 콜 시장으로 집중시켜 엄청난 콜 자금 수요를 불러일으키게 될 것이며, 이때 끝내 콜 프로세스를 맞추지 못한 금융기관의 발생으로 인해 콜 시장과 한국은행에 대한 신용까지 무너지면서 1997년의 대 금융공황을 그대로 답습하게 될 것이다.

손실을 우려한 외국 자본들이 결국 보유 국채까지 투매하게 되면 금리는 천정부지로 치솟아오를 수밖에 없으며 이럴 경우, 정부나 한국은행은 그 어떤 정책수단도 활용할 수 없게 된다. 스왑시장의 붕괴뿐 아니라 외환시장의 붕괴도 따라서 나타나게 될 것이다.

급격한 금리 인상은 수많은 부동산 보유자들로 하여금 패닉에 휩싸이게 할 것이며, 이들에 의해 부동산마저도 사실상 투매 상황으로 들어가게 되지만, 부동산의 특성인 높은 가격으로 인해 부동산 수요는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게다가 은행들이 부동산 관련 대출을 하지 않게 되므로 한국의 부동산 가격은 2002년 이전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사실상 매매가와 전세가가 유사한 수준으로까지 폭락하게 될 것이다.

대량 부도, 실직은 비껴가

많은 건설기업의 경우는 이미 2007년과 2008년 상반기만 대비해보더라도 재무 상태가 어이없을 정도로 급격히 악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건설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2007년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상태이며 과거 외환위기 당시 한국 기업들의 부채비율인 400~500% 정도는 훌쩍 넘어가고 있는 상태이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2008년 상반기 당시 상태라는 점이다.

게다가 이미 명동 사채 시장에서는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도급순위 10권 이내의 건설사의 어음들까지도 할인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을 정도로 상황이 악화된 상태이다. 이들 기업 어음들은 불과 한두 달 정도 전에는 명동 사채 시장에 나온다는 것을 상상도 할 수 없던 것들이다. 명동 사채 시장에서는 기업이 부도를 내는 기준을 대체로 월간 할인 금리 1.75%, 즉 연간 21%를 넘어가게 되면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한다. 그런데 많은 건설사 어음들의 경우는 한 달에도 월간 할인금리가 1%씩 금리가 폭등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건설업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대 기업들은 이미 충분한 현금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금리 폭등에도 생각보다 타격을 덜 받을 것이다. 다시 말해, 한국인들은 1997년과 같은 기업의 대량 부도와 실직과 같은 사태는 의외로 피할 수 있을 것이다.

하이퍼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금리의 대폭적인 상승으로 소위 부동산 부자들의 몰락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이는 과거 일본의 거품경제 붕괴 당시에도 흔하게 있었던 일이다. 특히 고소득 전문직 계층의 몰락이 예상되는데, 주로 이들 계층은 보수적이면서 지난 수년간 주된 재테크 수단으로 부동산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던 계층이기 때문이다.

그다음으로 자영업자들의 대학살에 가까운 몰락이 예상된다. 많은 자영업자들이 주로 은행에서 시설자금을 대출 받아 자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계층 역시 고금리를 버텨낼 수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한국 서비스업이 대대적으로 몰락할 가능성이 높다.

세 번째는 건설 노동자들은 극한의 생존 상황으로 몰리게 될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 고금리와 건설업의 몰락이 가시화되면 이들은 물리적인 생존 자체가 어려워질 정도로 커다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현재, 한국의 경우는 1997년과 달리 소위 자산 계층의 자금이 현금 형태로 비축된 것이 아니라 부동산의 형태로 축적되어 있으므로 부동산 자산 디플레이션을 피하려야 피할 수 없게 된다. 이 상황에서 정부가 무리하게 자산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내리거나 유동성을 함부로 지원하는 최악의 수단을 사용하게 되면 한국은 사상 초유의 하이퍼인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의 경우 이러한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남미 국가들의 경우에는 지난 1980년대와 1990년대, 그리고 러시아, 파키스탄, 터키, 그리고 현재 짐바브웨 같은 국가에서는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고통을 겪은 바 있다.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일어나는 이유는 자산 디플레이션 현상을 정부의 재정과 중앙은행의 발권력으로 막으려고 할 경우 발생하게 된다. 재정적자가 심하고 중앙은행이 무리하게 통화량을 늘려서라도 금리를 내리고자 할 경우 먼저 외환 부분에서 환율 폭등이 발생하게 되며 이 상황에서도 무리하게 통화량과 국채 발행을 지속하게 될 경우 하이퍼인플레이션은 예외 없이 발생한다.

불태환 화폐경제에서는 고전적인 의미의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을 정확히 구분하기 어렵다. 그 때문에 소위 스테그플레이션이라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실제적으로는 디플레이션이지만, 불태환 화폐이기 때문에 경기 부양을 위해 통화량을 늘리다 보니 유동성 함정에 걸리면서 화폐가치는 오히려 떨어져 스테그플레이션, 그리고 비 기축통화국의 경우에는 이것이 심해져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경기부양책 매달리면 후유증 만만치 않다

만일, 정부가 위기 상황이 되었을 때 무리하게 경기 부양책을 사용하지 않고 고금리 정책을 6개월에서 1년 정도 사용하게 된다면, 비록 수많은 사람들이 엄청난 경제적 고통을 받더라도 빠르면 2년째 혹은 3년째부터 경기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되며 이때 경기 부양책을 쓰게 되면 공황에서 탈출할 수 있게 된다.

현재의 금융위기는 실은 규모면에서 1930년대 세계 대공황의 수준을 이미 넘어선 엄청난 규모의 위기이다. 그나마, 현재 이 정도에서 금융위기를 막아내고 있는 것은 과거 1992년 스웨덴, 핀란드의 금융위기 극복 사례와 1997년 한국의 금융위기 극복 사례에 따라 금융기관의 국유화 및 신용보장과 부실채권 처리가 가장 빠르게 경제위기를 극복했다는 솔루션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현재의 위기는 초대형 규모의 디플레이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정부가 경기 부양책에만 매달릴 경우 한국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라 후진국형 하이퍼인플레이션의 함정에 걸릴 위험성이 대단히 높다. 이렇게 되면 그 후유증을 고치는 데는 2년이나 3년이 아닌 5년 이상이 걸릴 것이며 실제로 경제가 본 궤도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적어도 10년에서 15년의 세월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때에는 과거 찬란한 경제를 자랑하던 한국의 모습은 이미 세계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지워져 있을 것이다.
  • 기사입력: 2008-10-27 14:39:58
  • 최종편집: 2008-10-27 18:4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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