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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풍파/주식 관련

주식을 잘하는 사람은? (하태민氏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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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하태민 칼럼니스트] 불과 1년새 광란과 공포를 경험했던 투자자들은 방황하고 있습니다. 과연 바람직한 투자란 무엇일까요? 극단을 오가는 시장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어떻게 평상심을 유지할까요? 이데일리는`하태민의 투자에세이`를 연재합니다. 칼럼을 통해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남보다 앞설 수 있는 투자에 대한 조언을 들려드리겠습니다. [편집자주]

“저…하태민씨죠? 한 가지 물어봅시다. 내가 무슨 종목을 갖고 있는데…”

주식투자자들은 곧잘 본인의 얼굴을 알아보고 질문을 해댄다. 보유하고 있는 종목, 특히 손해보고 있는 종목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어보신다. 그리고는 앞으로 유망한 종목이 뭐냐는 질문이 이어진다.

보유하고 있는 종목에 대해서야 충분히 기업내용을 설명해드릴 수 있지만, 앞으로 유망한 종목은 참 난감한 대목이다. 그래서 본인은 항상 이렇게 대답한다.

“종목 추천하면
다음엔 제가 못뵙습니다”

미래의 주가를 누가 알 것인가? 세상에 가장 불쌍한 사람은 주식 예측하는 사람이다. 그
다음 불쌍한 사람이 날씨 예측하는 사람이고.

그래서 세계적 투자가인 조지 소로스는 곧잘 이런 얘기를 한다.

“주식은 전망이나 예측의 영역이 아니다.”
“애널리스트들의 보고서에서 알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 사람의 성향뿐이다.”

주식시장이 예측은 무의미하며, 심지어는 애널리스트들의 리포트조차도 크게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전망보다는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렇게 미래를 알 수 없는 주식시장에서 가장 잘대응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본인은 주저없이 ‘잘 버는 사람이 아니라 잘 지키는 사람’이라고 얘기한다. 주식시장에서 승자는 유망종목을 잘 발굴하는 사람이 아니라 번 돈을 잘 지키는 사람인 것이다.

인터넷 열풍이 한창이던 2000년 가을, 챠트를 정말 잘보는 투자자가 있었다. 본인은 챠트를 무시하지만 그 분만은 인정할 정도로 수많은 정보 중에 진짜 정보를 챠트로 걸러낼 줄 아는 분이었다. 그 분은 당시 장외주식까지 합쳐 재산이 1000억원에 육박했다. 순전히 주식투자로만 그 정도의 부를 일군 전설적인 분이었다.

그런데 그 분이 지금 경제적으로 무척 힘들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1000억원 중 100억~200억원은남아있겠지 싶지만 버는 것도 한순간이지만 사라지는 것은 더욱 한순간이다.

20년을 증시에서 살아오며 한 때 큰 돈을 번 투자자들을 참 많이 보았다. 그런데지금까지 온전히 남은 분은 거의 없다. 대부분이 망했고 심지어는 아르헨티나로 도피를 한 분들도 여럿 있다.

모두들 한 때 전문가로 잘 나갔지만 결국 종점은 초라하고 비참하기 짝이 없다.

그 이유는 ‘지키기’를 못했기 때문이다.1억이 10억이 되면, 거의 모든 사람들은 돌이켜보지는 않고 20억, 100억을 향해 달려갈 궁리만 한다. 그런 과욕과 막연한 낙관 때문에 10억이 8억이 되고, 5억이 되고, 결국 한푼도 남지 않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식투자에서 성공하려면, 아니 살아남으려면 그 첫걸음은 ‘지키는 것’이다. ‘지키기’의 토대 위에 ‘수익 추구’가 비로소 존재할 수 있다. 그 토대가 없다면 아무리 돈을 벌어도 사상누각이다. 한 순간에 와르르 무너질 모래성에 불과한 것이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가 않다. 결국은 원점으로 돌아와야 이를 깨닫게 되고 후회하게 된다.

그래서 존경하는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이렇게 말했다.

“주식투자에서 세 번을 완전히 망해본 사람을 전문가라고 인정한다”고.

세 번을 망하기 전에 ‘지키기의 진리’를 깨닫게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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