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아고라 For우리나라 님 글 펌
저는 이제 곧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예비고 1학년 학생입니다.
수요일 대선 개표방송이끝난 후 새벽 2시에야집에 와서 그대로 드러누웠습니다.
저는 이명박 후보님이 아닌 문국현 후보님께서 당선되시길 간절히 빌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는 않았더군요. 제가 생각하길, 국가부도 사태의 주역들이
대선에서 승리하게 된 원인은 대다수 국민들의 무지(無知)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유권자들은 이명박 후보님의 비리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아직 확실하지 못한 '의혹'에 불과할 뿐더러, 만약 그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난다 해도,
그것은 자신의 일이 아닌 "남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BBK 주가조작 사태로 자살한 사람은 그저 "운 나쁜 인간"이라 생각하는 것이지요.
살인자라고 하더라도, 나를 살찌워줄 수 있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은 "헨젤과 그레텔"에서 나쁜 마녀를 연상케 합니다.
보수세력이 민중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게 되는 원인은 간단합니다.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말이 있습니다. 고대 중국의 어떤 나라에서
유능한 재상이 모함으로 귀양을 떠납니다. 그 때 그 재상은 왕이 부패한
신하들에게 휘둘리지 않도록 한가지 일화를 남겨놓고 떠나갑니다.
"임금님. 지금 누군가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났다면, 믿으시겠습니까?"
"대낮에 사람이 북적한 시장가에 호랑이라니? 당치도 않다."
"그럼 또 다른 사람이 시장에호랑이가 나타났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약간 생각해 볼 수는 있으나, 반신반의 할 것이니라"
"마지막으로 시장에서 돌아온 세번째 사람마저 그러하다면 어떻습니까?"
"당연히 시장에는 호랑이가 나타난 것이 틀림없겠지."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세 사람이 없는 호랑이도 만드는 법입니다.
부패한 간신들의 말을 귀담아 듣지 마시옵소서. 그들은 없는 것도
있고, 있는 것도 없다고 말하며임금님을 능멸할 것이옵니다."
이 이야기는 거짓말이라도 계속 우기면, 진실로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일종의 군중심리와도 같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조중동과 여러 언론은 보수세력의 이익에 해가 되는 것을 축소하고
은폐하여 왔습니다. 그러면서 국민정부와 참여정부에 대해서는 강도높은
비난을 계속하여 왔고, 그것이 보수세력 재집권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사실 직선제 이래 모든 선거에서 진보세력 표가 보수세력의 표보다
많았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근래 국민정부와 참여정부가 집권하게
된 것은 보수세력의 표갈림과 진보의 파격적인 단일화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는 많이 속지 않았습니까? 6.29선언(속이구 선언) 때도 그랬고,
노가리는 전대갈을 배신하는 척 하면서 여론을속였던 것이지요.
그리고외환위기 전날까지 문민정부는 그 사실을 은폐하고 있었죠?
지금도 대한민국의 수천만 유권자들은 속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물 속의 동전(내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왜곡되어 보여지는 수면 위의
허상에만 매달려 자신의 미래를 내던지는 행위는 근절되어야만 합니다.
( 이번 원유유출 사고에서 삼성중공업의 실명이 공개적으로 거론되지
않은 것에 대해 블라인드 뒤의 검은 돈 거래에 대한 실체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으며, 그만큼 언론이 사실을 은폐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우리 세대의 어른들이 과거 고성장의 환상을 생각한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닙니다.
95년도 GNI는 1만불을 넘어섰고, 이 당시 선진국 평균이 2만 7천불이었습니다.
일부 해외 교과서엔, 한국은 90년대에선진국 반열에 올라섰으나 외환 부족으로
인한 경제적 빈사 상태로 인해 다시 내려갈 수 밖에 없었다. 라고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IMF 사태가 해외 자본의 음모론 때문이라는 주장을 펼치고는 있지만,
당시의 집권세력이 다시 권력을 잡게 된 것에 대한 옹호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그다지 무역 흑자를 많이 내던 나라가 아니었습니다.
흑자행진을 기록하던 것도 국민정부 이후의 짧은 기간일 뿐이며, 내년에
경상수지가 소폭 적자로 돌아선다는 발표는 그다지 이상한 일도 아닙니다.
고성장 시대부터 천문학적인 규모의 무역수지적자를 빚을 꿔서 막다 보니,
곪을 대로 곪아, 결국에는 터져버린 것이 IMF 사태인 것입니다.
IMF를 전후로 해서 우리나라의 경제는 많이 달라졌음을 상기하셔야 합니다.
선진국형 산업구조는 대개 서비스업이 70%를 상회하는 수준이고,
그 외2차 산업 25~30%, 1차 산업이1~2% 가량 되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서비스 55%,2차 산업 40%, 1차 3~5%나 됩니다.
문민정부 이전 서비스 40%, 2차 산업 50%, 1차 산업 10%에 비한다면,
크게선진화된 것을 알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차가 주가 되는 산업에는 거품이 상당량 있을 수 밖에는 없습니다.
그 거품이 근래 들어 점점 가라앉는 추세로 가고 있었습니다....만
이명박 후보님께서 당선됨으로써 건설주가 크게 오르며 다시 과거로
돌아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 후보님께서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시게
되면, 금융시장으로 들어갔던 돈들이 싸그리 부동산으로 몰리겠죠.
그렇게 되면, 주가 5000까지 간다는 이 후보님의 말은 일단"거짓"이 되고,
현재의부동산 거품만 심해질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이 후보님의 대운하 공약을 찬성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제대로 된 부가가치를 창출해내지 못하는 세금 낭비를 하다니요?
우리나라는 평야지대가 아니라 산지가 70%이고, 3면이 바다인
반도국가입니다. 운하라는 것은 1면이 바다이고, 내륙운송이 힘겨운
평야지대의 국가들이 "구시대"에 쓰던 운송 수단일 뿐입니다.
독일의 운하관련 종사자들은 독일을 방문한 이 후보님께 침이 마르도록
입에 발린 소리를 했을 것입니다. 쓴소리를 하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어쨋던 무언가를 광고하려면, 좋은 점만 알려주지 나쁜 건 안알려줍니다.
막대한 선박통행료, 관광산업 등을 통해 300만명 규모의 고용창출과
잠재성장률을 최대로 끌어올린다...는 말은 듣기에만 좋습니다.
이미 여러 네티즌 분들께서 대운하의 부당함을 널리 전달하고 계십니다.
제가 설명할 필요 없이 직접 찾아보시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이명박 당선자님이라고 불러야겠습니다.
글 쓰고 보니 계속해서 후보님이라고 써 놓고 있었네요.
이명박 당선자님, 비록 제가 원하던 분은 아니지만 대통령에 당선되신 이상
앞으로 5년 동안 이 나라를 올바른 길로 이끌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고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이명박 당선자님의 대운하 공약과 교육정책은 근본부터 틀려먹었습니다...
---------- 추가내용
우리 부모님 세대에서는 우리들이 본받을 수 있도록 존경스러운 행동들을
많이 하고 계시더군요. 아이들이 담배와 술을 거리낌없이 접하게 해주시고,
바닥에 침을 뱉고, 쓰레기를 버리는 것은 당연하며,책임을 남에게 미루고,
그 누구보다도 이기적이며, 약속을 지키기 않고, 폭력과 공갈과 협박을
지연 학연 그리고 인심이라는 이름으로 무마시키는가 하면, 국가 존립에
위협을 가하는 탈세를 거리낌없이 실천하고 계시니 말입니다. 대단하군요.
전친구들의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 있는 "학생"이라는 신분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의 국민입니다. 존경스러운 부모님 세대의 노력으로
우리는 점차 잘못된 길로 나아가고 있으며, 미래 국가존망이 위협을 받을
정도로 현재 우리의 모습은 비도덕적이고, 폭력적이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민주주의라는 이념의 존재 목적조차 모르는 멍청이들의 모습입니다.
고작 학생 신분을 가진 일개 국민에 불과하지만, 이 나라의 미래가 너무나도
걱정됩니다. 나라 걱정하는 마음에 연필도 손에 제대로 잡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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