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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야기/문국현 솔루션

오마이뉴스- 진정한 승리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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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승리자' 인가?
단일화는 환상이었고, 대안 세력에 대한 기대감이 그나마 위로가 되었다

윤성진 기자


오늘(19일) 오후 6시 방송사 출구조사가 발표되자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다. 한국 국민은 '변화'를 선택했다. '정권교체'를 선택했고, 잘못하면 평가해서 바꿔 버리는 합리적이고 추상같은 제도가 바로 '민주주의'라는 명백한 사실을 '실천'했다.

이상은 각 당 후보들의 자질을 떠나서 평가한 것이다.



당선이 확실시되는 이명박 후보가 자신의 부도덕성을 집권 기간 동안 어떻게 드러낼지 두고 볼 일이지만, 이번 선거가 주는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했다면 경거망동하지는 않으리라 믿는다.



부도덕성이나 부패를 정직보다 낮다고 여겨서 당선되었다는 착각은 추오도 없길 바란다. 증거가 있다. 동영상 공개 이후 심하게 지지율이 요동쳤다는 사실이 오늘 공개된 여론 조사에서 분명히 나타났다. 국민은 위험성을 알면서도 '변화'가 더 시급하다고 여겼을 뿐이다.



그렇다면 정리해 보자.



이번 선거에서 '진짜 승리자'는 누구인가? '이명박' 인가? '한나라당' 인가? '변화'를 부르는 '국민의 아우성'일 뿐이었다. '혁신'을 갈구하는 '민심의 외침'이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한편으론 완벽한 변화의 승리라고 평가할 수도 없다. 정치적 대세를 국민들이 따를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선거법이 지나치게 경직되서 정보에 제대로 접근할 수 없었다. 대안으로써 훌륭한 후보나 정당이 등장해도 기존의 부패한 정당과 후보들 외에는 접할 기회가 근본적으로 차단되었다.



대표적인 것이 인터넷 상에서 UCC를 제한한(금지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경직된 법 시행이었다. 이 부분은 정말 심각한 민주주의 파괴 행위로 밖엔 볼 수 없었다. 합리적이고 현실적으로 등장 가능한 대안세력조차도 국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릴 기회가 박탈됨으로써, 국민들은 '변화'를 기존의 부패 정당에서 역시 제도권 부패 정당으로 옮기는 행태로 밖엔 표현할 수 없었다.



이런 악조건과 기득권 구조 속에서도 '대안 세력'의 가능성이 이번 선거에서 뚜렷했다는 점이 그나마 큰 소득이었다. 바로 '문국현' 후보가 6.1%대의 득표를 얻은 것으로 현재 출구조사 상으론 나와 있다.(물론 아직 확실한 결과는 개표 완료를 지켜보아야 하지만 말이다)



높은 지지를 얻는 데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민주노동당 후보가 겨우 3%대의 지지를 얻은 것을 감안하면, 생후 4개월짜리 정당의 후보를 적어도 국민들이 '대안 세력'으로 인정했다는 점만은 너무도 분명해 보인다.



더군다나 선거 막판 '동영상 파문'으로 여권의 표가 결집하고 있었고, '단일화'에 대한 불안감이 상당수 지지자들로 하여금 "여당에게 표를 몰아 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심적 압박이 작용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실질적 지지율은 10% 대로 보아도 전혀 비과학적인 판단이 아니라고 본다.



결국 이번 대선에선 보이지 않는 승리가 있었다고 자평하고 싶다. 한국 유권자들, 특히 20 ~ 30대 젊은 유권자들을 중심으로 선진국형 정치 욕구가 자생하는 현상이 이번 '문국현' 지지자들의 행태에서 뚜렷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정치의 업그레이드가 '대안 세력' 가운데서 조용히 일어났다는 말이다.



개인적으로 다음 '총선', 더 나아가 다음 '대선'이 기대된다. 새로운 정치의 패러다임을 갖는 '대안 세력'이 정치의 주류로 한국사회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좋은 기회를 맞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번 선거는 비록 미미해 보이는 지지율임에도 불구하고, 분명 '대안 세력'으로써의 문국현과 그의 정치 세력이 가능성을 확실히 인정 받은 또 하나의 승리가 있었음을 자축해도 좋을 듯하다.



전국적으로 한곳도 빠짐없이 4위 심지어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지 않았는가! 꼴찌가 아니라 쟁쟁한 인지도를 자랑하는 후보가 2명이나 있었음에도, 그들을 제치고 분명한 4위와 3위를 전국적으로 동일하게 거두었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분명한 '가능성'의 발견이 아니고 무엇인가?



또 다른 조용한 '승리'가 아니고 무엇인가?



오늘 대선은 이명박과 한나라당의 승리라고 보기 어렵다. 대안을 찾지 못하게 만든 현 체제에서 국민들이 선택한 '변화의 승리'일 뿐이다. 이는 이명박 후보가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그도 교체의 대상으로 전락할 것이란 너무나 자명한 사실을 보여준다.



그리고 진정한 승리자는 벽을 치는 심정으로 달려온 문국현 후보와 그의 참모들이다. 그리고 그와 같은 양심적 대안이 등장하길 바라는 적지 않은 지지자들의 승리다.



누가 '승리자' 인가?



역사가 증명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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