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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야기/뜨거운 감자-정치

<조선만평>의 노무현 스토킹, 이젠 지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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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6일 현재, 대한민국의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은 누굴까?


1. 노무현 대통령

2.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물론 답은 2번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다. 이 당선인의 말 한 마디에 전봇대가 뽑히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설익은 영어교육 방안에 온 나라가 들썩이는 건 그들이 실제적 권력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반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뉴스는 그리 많지 않다. 로스쿨 관련해서 교육부와 부딪힌 일이나 측근들의 비리 연루 의혹이 불거져 나오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언론의 관심은 이명박 당선인에 비해 덜한 편이다. 권력은 이미 넘어 갔다고 보는 게 정확하다.


하지만 <조선일보>의 조선만평을 보면 대한민국의 권력은 아직도 노무현 대통령에게 있는 것처럼 보인다. 조선만평의 주인공은 언제나처럼 노무현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2008년 1월 1일 이후 2월 6일까지 모두 32편의 만평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이 등장하는 만평은 모두 12편에 이른다. 적어도 3편 중 하나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등장했다는 뜻이다. 거기에 반해 이명박 당선인은 9편에 등장했다.


만평에 그려진 두 인물의 모습도 판이하게 다르다.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 우스꽝스러운 오리모자를 쓴 채 좌충우돌하는 모습이다. 주로 교육부나 언론, 인수위 등과 다투는 모습으로 그려지고, '민심 반대로만' 행동하는 지탄의 대상으로 그려진다.


그와 반대로 이명박 당선인은 '경제가 살아났습니다'라고 말하는 희망에 찬 모습을 시작으로, 서해교전 희생자를 대접하는 모습, 전봇대를 뽑거나 교육정책을 손질하는 등 일하는 모습 위주로 그려졌다.


  
▲ <조선만평>에 그려진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 화난 모습, 우는 모습, 무시 당하는 모습... 하나 같이 부정적이다.
ⓒ 조선일보
노무현
 
  
▲ <조선만평>에 그려진 이명박 당선인의 모습 희망에 부풀어 열심히 일 하는 모습이 대부분이다.
ⓒ 조선일보
이명박

<조선만평>만 보면 노무현 대통령은 천하의 나쁜 대통령이고, 이명박 당선인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성군이다. 이명박 당선인을 추켜세우는 모습은 '영웅 전두환'을 이야기했던 80년대와 별반 다르지 않으니 시비 걸 필요가 없다. 하지만 임기 20일 남은 노무현 대통령을 두고 두고 우려먹는 것에는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조선만평>은 지난 5년간 노무현 대통령을 참 많이도 우려 먹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 고향으로 내려가고 나면 <조선만평>을 뭘로 채울지 궁금하다. 신문의 만평이 감정을 배설하는 공간으로 쓰이는 건 만평에 대한 모독이다. 그만해라. 이제 보는 사람도 지겹다.

2008.02.06 19:14 ⓒ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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