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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그녀의 ‘위험한 어장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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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민의 연애의 정석>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080428MW080040207073

[AM7]동시에 여러명 ‘관리’ ‘문어발 만남’ 다칠수도
그와 그녀의 ‘위험한 어장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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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어장관리’라는 신종 연애 용어가 생겨났다.

어장관리란 사귀지는 않고, 사귈 것처럼 행동하면서 자신의 주변 이성들을 동시에 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문어 다리와 비슷한 개념인데, 차이점이 있다면 여러 명과 동시에 사귀는 문어다리와 달리 어장관리는 ‘사귀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

사귀지는 않고, 여러 명을 동시에 만나기 때문에 책임감과 죄책감이 그만큼 줄어든다. 또한 명백한 반론(“우리 사귀는 사이 아니잖아!”)이 가능하기 때문에 어장관리 대상자의 입장만 난처해질 뿐이다.

특히 초반부터 잘 반하는 남자들과 달리 서서히 반하는 여자들이 주로 어장관리를 하게 된다. 남자들은 단지 여자의 외모 하나만으로도 첫 눈에 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어장관리 자체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다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관리 비용’이다. 아직까지 데이트 비용은 남자가 더 많이 부담해야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어장관리의 최대 이점은 ‘동시에 많은 이성을 만나보면서 그들의 장단점을 파악한 후, 그중 자신과 가장 잘 맞는 이성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그러나 어장관리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은 관리 방법임을 명심해 두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어장관리 기술’보다 ‘어장관리의 단점’에 대해서 알려주고 싶다. 그렇다면 어장관리의 단점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첫 번째, 어장관리를 하면서는 상대방의 단점을 볼 수 없다. 한사람의 단점이라는 것은 깊은 관계 속에서 오랜 시간 함께 지내며 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설령 관리 대상자들을 비교하더라도 사귀고 싶은 만큼 잘 보이려하는 과장된 모습의 비교만이 가능할 뿐일지도 모른다. 과장된 장점과 장점간의 비교, 이 같은 비교는 현명한 선택과는 무관하다.

두 번째, 실컷 어장관리를 하다가 결국에는 관리 대상이 아닌 다른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게 될지도 모른다. 일단 그를 어장관리 대상에 놓는다는 것 자체에 의문을 품어 보아야 한다.

사랑은 공기와 같다. 문을 닫고 있어도, 잠그고 있어도 스며들 수밖에 없는 것. 그런 사랑의 감정을 조절, 통제하면서 여러 이성을 관리할 수 있다면 그것은 어쩌면 사랑이 아닐지도 모른다. 자신의 이기심과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누군가를 이용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결국 뒤늦게야 사랑이 아니었음을 깨닫고, 관리 대상 전부를 사랑의 대상에서 제외시키고 마는 것이다. 요컨대 아까운 시간만 낭비하고 마는 것이다.

세 번째, 한 사람에게 완전히 집중할 수 없다. 사랑 또한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한다. 다른 이성보다 그에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랑이란 이름으로 그와 밀착된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반면 여러 이성을 동시에 상대하게 되면 그 만큼 한 사람에게 집중할 수 없게 되고, 사랑의 감정 또한 성숙할 수 없게 된다. 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 확신을 줄 수 없기 때문에 믿음이 부족한 상대방이 먼저 손을 놓게 되어 버릴지도 모르는 것이다.

욕망은 끝이 없고, 젊음은 유한하기 때문에 대부분 보다 많은 이성과의 로맨스를 꿈꾸길 마련이다. 때로는 ‘남자(여자)를 많이 만나야 남자(여자)를 잘 안다’라는 생각에 의무적으로라도 자신의 이성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감정이 깊지 않은 관계에서 다양한 이성 경험이 우리에게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은 극히 제한적이다. 유통기한이 짧은 연애 패턴의 반복일 뿐 그 이상의 의미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만약 자신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성장하고 싶다면, 정말 좋은 이성과 결혼에 골인하고 싶다면 여러 이성을 동시에 만나기보다는 한 사람과 함께 오랜 시간 다양한 경험을 쌓아나갈 수 있길 바란다.

남자와 여자라는 존재는 그런 경험 속에 서서히 알아가는 존재니까 말이다.

♡사랑의 A to Z

“어장이 오염되면, 자신이 유독 사랑했던 물고기조차 죽어 버리고 만다. 그래서 어장 관리가 위험한 것일지도 모른다.”


기사 게재 일자 2008-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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