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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어차피 민심 잃은 판에 외교까지 엉켜선 안돼" | |||
송희영 "미국에서 주한미군 대거철수론 나오기 시작" | |||
<조선일보>가 17일 미국 쇠고기 전면 수입에 대한 범국민적 반발에 대한 미국의 험악한(?) 분위기를 전하며 "어차피 민심 잃은 판에 외교까지 엉키면 안된다"며 국민 다수의 재협상 요구에 응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위험하면 사먹지 않는 길밖에 없다고 하소연해야"
송희영 <조선일보> 논설실장은 이날자 칼럼 '광우병보다 끔찍한 재앙'을 통해 최근의 광우병 사태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과 장관들, 그리고 여당은 누구보다도 솔직해야 한다. 사태가 이렇게까지 번진 판에 더 이상 둘러댈 일이 아니다. 쇠고기 수입 결정이 돌연 내려진 배경부터 설명해야 한다"며 "'정상회담과 쇠고기 수입 개방은 직접 관련 없다'거나 '쇠고기와 FTA(자유무역협정)는 관련 없으므로 협정을 비준해 달라'고 해봤자 순도 100%짜리 진실도 아니고, 먹히지도 않는다. 쇠고기 개방을 하지 않고는 회담인들 제대로 될 턱이 없었고, 10년 동안 삐걱대던 두 나라 외교 관계가 회복될 턱이 없다고 털어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 실장은 이어 "괜스레 '글로벌 동반자'나 '전략적 파트너'라는 수식어로 방미 성과를 포장하려 들지 말라"며 "그보다는 국가 안보, 외교 관계를 확보하는 대가로 쇠고기 시장을 줄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한 뒤,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최종적으로는 소비자들이 사먹지 않는 길밖에 없다고 하소연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안보 때문에 쇠고기 시장을 내준 것이니 불가피한 결정이었고, 따라서 해법은 미국 쇠고기를 안 사먹으면 된다는 <조선일보>다운 조언이다.
◀ 지난 9일 시민단체와 네티즌들은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 왜곡보도 중단을 촉구했다.ⓒ최병성 기자 |
"미국 외교관들, 주한미군 대거 철수 말하기 시작"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금 미국이 크게 '분노'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서울에 와 있는 미국인들은 이미 냉소적이다. '훨씬 나쁜 중국산 농산물은 많이 먹으면서…' '그렇다면 한우는 광우병 걱정이 없나…'라고 꼬집고, 미국 언론에서는 보신탕 문화까지 들추고 나섰다. 미국 행정부는 인내하는 반응이지만, 의회 쪽은 '이럴 수가?'라는 분노 일색이라고 한다"며 "미국의 실무 외교관 중 일부는 한술 더 뜬다. 촛불 시위는 반미 데모이고, 한국의 반미 감정을 치료할 마지막 처방은 주한 미군을 대거 철수하는 것이라고 말하기 시작했다고 들린다"고 주장했다.
그는 따라서 "이처럼 격앙된 판에서는 탁 터놓고 말하는 게 상책"이라며 "쇠고기와 국가 안보-외교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고리이고, 미국산 쇠고기를 거부하면 FTA가 좌절될 확률이 무척 높고, 어떤 형태로든 안보 비용을 추가로 부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설명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연히 '또 그놈의 안보 논리고, 역겨운 주한 미군 타령이냐'라고 비아냥거릴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제 와서 국내 민심 얻으려고 재협상론, 검역주권론으로 쇠고기를 막으려 들면 대미관계는 꼬일 것이다. 어차피 민심 잃은 판에 외교까지 엉키면 두 가지 모두를 잃을 게 뻔하다"며 기왕 민심을 잃은만큼 대미관계라도 챙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럴 바에야 강대국 틈에 끼여 사는 한국은 안보와 시장 개방 사이에서 덜 손해 보는 쪽을 선택해야 하는 처지라는 점을 고백하고 국민의 심판을 기다리는 편이 낫다"며 거듭 이 대통령에게 재협상같은 건 생각도 하지 말 것을 압박했다.
구내식당에 호주 쇠고기 원산지증명까지 붙여놓을 정도로 만에 하나 직원들이 광우병에 걸릴까 '직원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조선일보>다운 '국가 안보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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