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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야기/문국현 솔루션

김석수 대변인의 [문국현,자유선진당의 정책연대]에 관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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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석수입니다.




어제 자유선진당과 원내교섭단체구성에 대해 많은 분들이 놀라신 듯합니다. 당연한 현상이라고 봅니다. 당의 정체성과 관련해 당 구성원인 당원동지 여러분들과 의논도 하지 않고 당의 위치를 대폭(?) 오른 쪽으로 이동시켜놨으니 조용한 것이 오히려 이상할 것입니다.



아직도 놀라고 황당한 심정을 가지고 계신 당원동지 여러분께 당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위로와 연대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전에 알려드리지 못한 것 또한 불가피한 것이긴 하지만 저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언론이 공동원내교섭단체구성을 ‘야합’이니 ‘저질’이니 하는 보도태도를 보면서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자신 지난 시절 ‘정치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으로 최초로 국정감사를 시민들이 감시하는 활동을 벌인바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나름대로 공부한 것과 국회의원 보좌관을 하면서 국회법개정작업에 참여한 바에 의하면 야합매도는 매우 그릇된 관점입니다.




○ 문제의 본질은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입니다.



아시다시피 국회의원은 국민이 뽑은 공인입니다. 그러나 당인은 정권쟁취라는 사사로운 목적을 위해 모인 집단 구성원으로서의 사인입니다. 그런데 사인이었던 당원이 공적기관인 국회의원이 되면서 활동단위가 달라지게 됩니다. 그리고 원내에서의 활동, 즉 의사일정이나 회기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일정한 논의단위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원내교섭단체가 구성되게 됩니다.



이 교섭단체에서 모든 국회의사일정을 논의하기 때문에 무소속이나 비교섭단체 국회의원들은 사실상 할 일이 별로 없습니다. 국회활동의 기본을 정하는데 참여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17대국회에 진출한 민주노동당이 원내보다 장외투쟁에 치중할 수밖에 없고, 그 때문에 원내활동에 주력해 대안세력으로 거듭나기를 원해 원내진출시켜주었던 국민이 실망해 지난 대선 때 지지를 철회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국회법에는 원내교섭단체를 20명이상의 국회의원으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19석이하의 정당이나 국회의원을 지지하는 국민의 대표성은 국회에서 아예 봉쇄된다는 의미입니다. 대의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나는 위헌적 요건입니다.



그래서 일찌기 제가 활동했던 정치개혁시민연대 같은 시민단체나 언론, 그리고 정치학자들은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을 정치선진국처럼 5석이나 3석, 2석으로 낮춰야 하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그러나 알다시피 국회는 그동안 거대정당들이 독과점하고 있어 국민여망이 관철되지 못해 왔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오늘의 공동 원내교섭단체구성이라는 자구책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즉 공동원내교섭단체라는 희한한(?) ‘현상’의 ‘본질’은 바로 위헌적인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임을 우리가 명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어제 어떤 기사의 인용문에도 어느 정치학자가 이번 기회에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완화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짚은 것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공동 원내교섭단체 구성이란 ‘현상’은 우리 국회법체계가 갖는 ‘본질’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의 하나로 이뤄졌다는 점을 이해하시면 좋겠습니다.



정체성이 다른 정당끼리 공동으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것이 가능한가 하고 많은 분들이 생각하지만 이는 원리를 볼 때 가능한 일입니다. 그리고 지금처럼 교섭단체구성요건을 높여놓은 상황에서는 하나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교섭단체는 말 그대로 원내의사일정을 교섭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적 개념이지 각 정당의 정체성과 직접 관련된 목적 개념이 아닙니다. 즉 원내교섭이라는 수단적, 절차적 과정을 통해 각 당의 정체성을 발현하는 것은 국회의원 개개인(한 사람 자체가 헌법기관이라고 합니다만)의 활동을 통해, 그리고 각 정당의 당론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지 원내교섭을 하는 과정에서 이뤄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까 원리로만 보자면 원내교섭단체가 아닌 정당들이 연합하여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것은 내각제하에서 각 정당들이 연정하는 것과 같이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다만 우리의 경우 군사정권과 수십년 싸우면서 소위‘사쿠라’정당의 경험이 있었고 야합적 헌정사가 있었기에 서로 다른 정당간의 공동 교섭단체구성이 매우 이상하게 보이는 것입니다.



이 부분과 관련해 한마디 첨언하자면(일부 기사가 사실관계를 호도하고 있기에) DJP정권의 의원꿔주기에 비해 이번 공동교섭단체구성은 합법적이며 합리적이며 자연스러운 것이란 점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의원꿔주기는 의원의 당적을 이탈시키는 행위로서 해당 국회의원을 찍은 유권자의 뜻에 반하는 행동입니다. 즉 정체성의 문제를 야기합니다.



반면 이번 공동교섭단체 구성은 교섭을 공동으로 할 뿐이지 소속 국회의원들의 당적은 이동이 없습니다. 더구나 당 정체성을 훼손하는 의정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당 정체성에 걸맞는 활동을 하면 됩니다. 그러기에 의원 꿔주기와 같은 변칙과 편법보다는 훨씬 정공법이라는 차이를 인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공동 교섭단체구성을 두고 합당이니 뭐니 하는 것은 상상력이 풍부한 일부 언론이나 인사들이 생각하는 것이지 저도 그렇고 대표님도 그렇고 합당은 전혀 생각지 않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다시한번 강조하자면 이번 사안의 ‘본질’은 위헌적 교섭단체구성요건이고 ‘현상’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힘없는 정당의 자구책이란 점을 말씀드립니다. 앞으로 원내교섭단체구성요건을 2석 이상으로 하자는 국민적 캠페인도 우리가 벌여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그렇다면 왜 진보정당과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않았는가



아마 현재의 상황에 대해 가장 깊은 분노를 느끼시는 당원들이 이 점을 강조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 분들에겐 어떤 설명이나 해명도 와닿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민노당과 진보신당과의 교섭단체 구성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의석이 하나도 없는 진보신당은 물론이고 원내 의석 5석의 민노당과 공동으로 구성하기 어려운 사실은 다 아는 일입니다. 따라서 성립이 불가능한 일을 전제로 다른 선택을 반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입니다.



우리 창조한국당은 20세기 냉전시절의 기준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20세기적 진보와 보수개념을 떠나 창조적인 패러다임을 주창하고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굳이 냉전시절의 잣대로 보자면 우리 창조한국당은 진보와 보수, 양 측면을 모두 포괄하고 있는 정당입니다. 좌파적 관점에서 보자면 앤서니 기든스의 ‘제3의 길’류와 같은 것이고, 우파적 관점에서 보자면 미국 민주당의 ‘진보적 자유주의’정도로 볼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가장 오른 편에 있는 정당인 자유선진당과 원내교섭단체를 꾸리는 것을 달가워할 사람은 아마도 최고지도부내에서도 없었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현실은 원내 3석(혹은 2석)으로 뭘 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닙니다. 상임위배정부터 원내발언순서까지 아예 원천봉쇄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민노당이 17대 국회에서 원내활동보다 장외투쟁에 더 몰입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창조한국당의 경우 장외투쟁을 중심으로 하는 정당이 될 수는 없습니다. 당의 캐릭터에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불가피한 경우 장외투쟁을 마다하지 않겠지만 장외투쟁이 원내활동을 압도하는 상황이 될 경우, 우리는 민노당과 같이 다수 국민들로부터 고립될 각오를 해야 합니다.



바로 이런 여러가지 점들 때문에 교섭단체구성에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고 봅니다. 더구나 교섭단체는 전 당원보다는 원내진출한 국회의원 당선자들의 직접적인 활동의 문제였기에 일반당원보다 더 절실하게 고민한 측면도 고려할 필요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당원들 중에는 민주당과의 공동교섭단체구성을 말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가능한 상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도 현실적인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현실적으로 우리와 경쟁관계에 있는 정당입니다.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해도 자유선진당만큼 우리의 입장과 처지를 감안하기보다는 아마도 흡수통합의 의지를 더 많이 발휘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런 점에서 별 실익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흡수통합 운운으로 이미지만 약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같은 차원에서 18대 원구성 시한은 다가오고, 원내 3석의 정당이 원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고, 2석이 모자라 교섭단체를 꾸리지 못하는 자유선진당은 우리 당의 강령적 정책이라 할 수 있는 주요 정책에 대해 공동교섭단체구성의 전제조건으로 수용한다고 하고(즉 이 조건이 깨지면 공동교섭단체도 깨지는 것이죠), 그 외 유급당직자제도 운영과 경상비용의 문제 등등, 숱한 난제들이 놓인 현실에서, 이 현실을 타개할만한 능력이 없는 구성원들을 바라보면서 최고지도자가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려 있다면, 우리는 그의 결정이 내 개인의 취향과 다르고 내 생각을 묻지 않았다는 절차적 이유만으로 무조건 비난만 할 수 있는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 왜 절차를 지키지 않는가.



저는 절차민주주의를 부정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를 위해 지난 시절 투쟁해온 경력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가장 완성도 높은 민주주의가 완벽한 절차민주주의에 의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민주주의입니다. 우리가 지향해야할 가치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시간과 공간, 그리고 재정과 인력과 같은 제약 속에서 우리가 살아갑니다. 이렇게 한계지워진 조건 속에서 절차민주주의도 생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간적 제약과 환경적 제약 속에서 결론을 내려야 하는 사안이라면, 더구나 그 사안이 여러 사람과 공유해서 풀어나가기엔 보안상의 문제나 찬반양론으로 비효율적인 논의과정이 된다면, 아마도 최고지도자는 사후에 자신의 책임을 구성원 전체에게 묻는 것을 전제로 해서 홀로 결정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제가 보기엔 이번 결정이 의회민주주의 원리상 그리 큰 문제는 없다고 보지만 당원과 지지자 여러분의 마음에 혼란과 상처를 준 것은 사실이므로 그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질 각오를 하지 않으면 아마도 이런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이 결정이 가지는 효율성은 결과적으로 입증되지 않는다 해도 현재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솔직히 있습니다.



어쨌든 논의와 결정과정에 내가 빠져 있었다고 해서 모든 결정이 불법이라거나 비민주적이라는 생각은 자칫 오만의 또 다른 모습일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제 평소 생각입니다. 저는 이 점을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은 것입니다.



아무튼 그렇다 하더라도 많은 당원동지 여러분께 큰 충격과 깊은 상처를 안긴 이번 결정은 반드시 그 수습책을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바로 대표님이 중앙위원을 비롯해 모든 당원을 설득해야 할 숙제가 남아 있습니다. 문대표님이 일종의 당내 정치력의 시험대에 오른 것이라 하겠습니다. 대변인이란 직책이 좋은 일보다는 주로 악역을 담당하는 직책이란 점을 여러분이 감안해주신다면 저도 외로운 결정을 하신 대표님을 도와 당이 화합할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까 합니다.





○ 아마추어를 벗어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기존 정치권에서 의원 보좌관을 4년간 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정치권이 제 체질에 맞지 않아 그만두고 다시 시민사회로 돌아가 말씀드린 정치권 감시시민운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언론에도 좀 있어 봤습니다. 정치평론도 해봤습니다.



그러다보니 정치판을 보는 눈이 나름대로 생겼습니다. 그리고 냉정하게 말한다면 우리 창조한국당의 현재 수준이야말로 순수 시민사회세력이 만든 정당으로서의 아마추어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제가 말씀드리는 ‘아마추어’규정에는 두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하나는 순수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좋은 뜻입니다. 이런 아마추어성은 우리가 언제까지라도 견지해야할 덕목입니다. 문제는 두 번째입니다. 서툴다는 뜻입니다. 처음 정치활동을 하는 분들이 많기에 자연히 서툽니다. 효율성 면에서 기존 정당들에 비해 매우 떨어지는 수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점을 우리가 순수성으로 치환하여 착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입니다. 그렇기에 효율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현안에 대한 즉각 대응능력과 위기관리능력이 탁월한 집단만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언제까지나 아마추어적 정치개혁실험으로 끝나는 일만 우리가 할 수는 없습니다.



다행히 기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본 경험이 있는 분들의 경영능력, 위기관리능력, 현안대처능력은 매우 탁월합니다. 이런 점에서 문 대표님의 이런 경력을 민주화운동을 해왔다는 우리가 인정해야 합니다. 존중해야 합니다. 민주적 절차주의에 어긋난다고 하여 비하하거나 가르치려들 일이 아닙니다.



저도 사족으로 이렇게 토를 달고 싶습니다. ‘그래도 CEO들의 한계인 일방통행체질은 곤란하다’고.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원론적인 문제제기로 지금의 엄중한 상황을 타개해 갈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대표님은 이명박대통령과 같이 일방통행식보다는 임직원들의 자율적 판단을 중시하는 기업경영을 해온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아무튼 당원동지 여러분! 이런 제 생각이 이번 결정에 반대하는 당원동지 여러분의 생각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 점을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유선진당과의 공동교섭단체구성은 원내활동을 위해 기술적 차원으로 접근할 문제이지 당 정체성 훼손으로 바라볼 것은 전혀 아니라는 점만은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타 정당과 언론은 야합이니 뭐니 하지만 그것은 정략적 공세이거나 잘못된 사실에 근거한 비평입니다. 어느 정치학자의 언급처럼 이번 ‘현상’은 위헌적인 교섭단체구성요건이 문제의 본질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으면 합니다. 아울러 우리당이 주창하고 자유선진당이 수용한 3개 정책의 공조가 파기된다면 공동교섭단체구성도 언제든지 파기될 수 있다는 점을 우리 모두 명확히 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 ‘좋은 작품은 있으나 극장이 없는 극단이 관객에게 작품을 보여드리기 위해 다소 허접한 임시가설무대를 하나 만들었다’ 이렇게 생각하면 어떨가 합니다.



그럼 오늘은 이만 줄이겠습니다. 혹여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당원동지 여러분과 토론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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