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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야기/문국현 솔루션

[생각] 돌 맞을 각오로 쓰는 ‘문국현에 대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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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맞을 각오로 쓰는 ‘문국현에 대한 변명’

 

저도 당혹스럽고 황당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자유선진당·창조한당, 연합 교섭단체 구성에 합의”[오마이뉴스 김지은 기자] 라고 알리는 기사를 접한 저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어, 무슨 이런 일이!’ 그 기사를 접한 첫 마음이 그랬습니다.

 

그리고 당 홈페이지와 문함대 홈페이지, 각종 언론에 난 기사들을 살폈습니다. 탈당을 하고 또 하겠다고 하는 항의의 글들이 빗발쳤습니다. 열혈 당원들의 반응은 자연스럽고 당연합니다.

 

몇몇 당직자로부터 전화도 받았습니다. 명색이 당 정책의장을 맡고 있는 저도 기사를 통해 소식을 듣게 되어 “당혹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총선이 끝나고 당 정책위 의장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아래 글을 읽으시면 저에게 돌을 던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변절했다고 욕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감수하겠습니다.

 

강재규는 누구인가?

 

지난 대선을 위해 창조한국당 도당을 창당하고 도당위원장으로서 경남도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통령 후보의 당선을 위해 노심초사 노력했습니다. 대선이 끝난 후 그 어려운 상황 속에서 대선에서 진 도당 빚을 아직도 청산하지 못해 도당을 추스르기도 힘든 상태에 있습니다.

 

하지만 미래의 가치를 지향하며 지금까지 달려온 정책정당, 가치정당, 전국정당인 창조한국당을 이대로 주저앉게 해서는 아니 된다는 일념으로 교수로서 10-20년간을 아끼며 저축해도 모으지 못할 저로서는 엄청난 돈을 은행에서 빌려 지난 18대 총선에 나가 4.21%의 지지를 받아 낙선한 사람입니다. 총선을 치루면서 많은 이들로부터 도움의 빚을 졌습니다. 고맙고 감사하지만 무척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정자도 떠나고 정범구도 떠나고 김영춘도 마음 떠난 어려운 창조한국당을 붙들어 세워야 한다는 일념으로, 이명박의 맹목적 시장주의, 신자유주의 정책이 나갈 방향을 눈 밝은 나는 뻔히 보였기에, 이명박 대통령만은 막아야 한다는 사실을 유권자들을 향해 목에 피가 솟구치도록 외쳤습니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4.21%로 지지를 해주셨습니다. 이것도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이명박 한나라당, 박근혜 친박연대, 친 한나라당 무소속, 친박 무소속, 이회창 자유선진당에게 표를 던지면 헌법 개정도 가능해지고 법률안은 이들이 독자적으로 통과시켜 이 나라가 합법적인 독재국가가 될 수 있다고 유권자들에게 진심어린 목소리로 스스로 눈물이 나올 정도로 외쳤습니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한나라당을, 자유선진당을, 친박연대에게 표를 던지더군요.

 

오래 세상을 산 것은 아니지만, ‘실천적인 지식인’, ‘지역밀착형 교수’가 되자며 지역에서 공공선을 위해 살아온 삶이었다고 자부하지만 유권자들은 귀를 막고 눈을 가리고 ‘묻지마 투표’를 하더군요. 그 결과가 오늘날의 이명박 정부의 형태입니다. 그것이 우리의 처절한 현실입니다. 좀 더 개혁과 진보정책에 철저하지 못해 지지자들과 유권자들로부터 증오의 투표를 하도록 해 진보정당의 싹을 잘라버린 열린우리당과 노무현을 곱게 보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강재규는 “아는 것을 실천하지 못하면 알지 못함보다 나쁘다”고 조선시대의 영원한 처사이자 실천적 지식인의 표상인 남명 조식 선생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하고자 하는 대학의 선생입니다. 글자 나부랭이로 권력을 비판하고선 제할 일을 다 한 양 하는 지식인, 한반도대운하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며 기계적인 중립을 지키는 그 고상한 NGO와 그 대표들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강재규는 재직 대학의 교수평의회 의장을 맡아 교수직을 내어걸고 대학의 모순된 권력과 맞서 일정 부분 뜻을 관철시킨 사람입니다. 어떤 대학의 공채에 지원하여 박사학위의 취소라는 협박까지 감수하며 그 대학의 잘못된 인사시스템과 불합리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여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은 사람입니다. ‘인생이란 공수래공수거’임을 늘 각인하며 살아온 사람입니다.

 

이런 자세로 살아온 저에게 이명박 정부의 탄생을 막고 미래정당 가치정당 정책정당을 살려야 한다는 일념으로 총선에 출마한 저를 두고 싸잡아 ‘폴리페스’라 세상이 비난해도 게의치 않고 당당하게 모든 것을 건 사람입니다.

 

그래서 지난 총선이 끝난 후 훈장처럼 얻은 별명이 ‘강재규 교수는 진짜 바보’입니다. 총선이 끝 난 후 빌린 총선비용의 이자로 월 70여 만 원을 은행에 당비를 내는 엉뚱한 창조한국당 당원이 되었답니다. 그러고도 허허 웃고 있으니 “강재규 교수는 창조한국당이 그렇게도 좋냐”고 묻는 사람이 종종 있다고 누군가 전하더군요.

 

강재규는 문국현이 창조한국당이 좋은 것이 아니라, 문국현의 정책이, 창조한국당의 정책이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확하게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몸과 마음을 바쳐온 것입니다. 결코 후회하지 않습니다.

 

지난 총선에서 나온 저를 보고 어떤 이들은 안타까워서 “왜 쉽게 당선될 수 있는 한나라당으로 나오지 않고, 사람들이 이름도 모르는 창조한국당이냐”고 물었습니다. 그 때 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럴 리도 없겠지만 한나라당 이명박 정부가 5년 임기 내내 말뚝으로 국무총리를 시켜줘도 나는 한나라당엔 가지 않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힘겹게 하고 많은 신세를 져 미안해하는 문국현 대표를 보고 “미안해하지 마십시오. 우리의 희생이 당신 개인을 위한 것이었습니까? 아닙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우리의 후손들을 위해, 우리 자신을 위한 길이었습니다. 이젠 미안해하지 마십시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려면 잡초와 같은 근성과 깡, 노무현의 기질을 배워야합니다.”라고 조언한 적도 있습니다.

 

이런 강재규가 ‘문국현의 선택’을 이해합니다.

 

문국현 대표의 선택을 쌍수를 들어 지지할 순 없지만 저는 그의 선택을 이해합니다. 민주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밀실에서 결정한 부분에 대해서는 공당으로서, 공당의 대표로써 분명하고 겸허하게 비판을 수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당원들에게 용서를 구해야합니다.

 

존경하는 당원 여러분, 그리고 지지자 여러분!

 

우리 창조한국당이, 그리고 문국현 대표가 이슬만 먹고 고고하게 잘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당이 제시한 멋진 정책, 가치, 이념을 유권자들에게 충분히 알려서 국민들을 이해시키고 변화시켜 정책정당, 가치정당, 전국정당을 표방하는 창조한국당과 문국현 대표가 집권을 해서 우리의 가치를 구현할 수 있었으면 참으로 좋겠습니다.

 

그러나 정치는 현실입니다.

 

여러분도 저도 잘 아시다시피 정치란 처절한 현실입니다.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아 정권을 잡아야만 우리의 정책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저는 우리 창조한국당이 지난 대선을 치루고 총선까지 치루면서 3석의 원내의석을 차지한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러한 결과는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 희생과 노력을 해온 중앙과 지방의 당직자, 당원과 자원봉사자, 그리고 창조한국당을 지지해준 수많은 지지자들의 덕분이겠지요.

 

돈이 들지 않은 선거가 정착되었다고는 하지만 정말 그렇습니까? 결코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지난 총선에서도 20여명의 예비후보자가 있었지만 본선에 나간 총선 후보자가 12명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결과는 뻔하기에 당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겠다는 진짜 바보들만 자비로 출마를 했습니다. 결과는 지역 1석, 비례 2석의 초미니 정당입니다. 이러한 상태로 아무 것도 못하지는 않겠지만, 상임위에서의 배제, 언론으로부터의 철저한 배제와 무시는 불을 보듯 뻔합니다. 좋은 법안을 만들더라도 통과시키기는 어려운 것이 우리의 정치현실입니다.

 

비례 1석도 이한정씨 문제로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상태입니다. 당원들, 지지자들 모두가 같은 마음이겠지만, 당의 비례대표 1석이라도 더 만들겠다며 지역구에 몸을 던졌던 저로서는 안타깝고 아프기 짝이 없습니다. 화도 나고 허탈하기도 하고 당이 원망스럽기도 했습니다.

 

존경하는 당원 여러분, 그리고 지지자 여러분!

 

다른 정당처럼 100여명, 200여명이 출마를 했다면 사정은 달라졌을 지도 모릅니다. 비례대표 몇 석을 더 얻고 진보신당이나 민주노동당도 그만큼 의석을 얻어 진보정당들과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었으면 누구도 비판을 하지 않겠지요. 그것은 우리가 꿈꾸는 이상이겠지요.

 

저는 지난 총선 후보 토론회에서 자유선진당 후보에게 총선이 끝난 후 한나라당, 친한나라당 무소속, 친박연대, 친박 무소속, 자유선진당이 합당하는 것은 아니냐고 질의한 적이 있습니다.

 

자유선진당, 부패의 원조이자 가장 오른 쪽에 있는 정당과 교섭단체를 구성하겠다는 당의 결정에 누구 하나 예외 없이 이해하고 수용하기가 어려웠을 것입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지요. 하지만 발상의 전환을 하고, 당의 전략으로 생각하면 긍정적으로 생각할 부분도 없지 않습니다. 수구보수당 18석은 꽁꽁 묶어 둘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저유선진당의 모든 정책 사안에 대해서까지 교섭단체에 참여했다고 해서 좌지우지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적어도 한반도 대운하, 미국 쇠고기 수입 문제, 중소기업 정책 등은 같은 방향에서 효율적으로 힘을 모을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같은 교섭단체가 아니라고 해도 민주당이나 민주노동당과도 정책 공조를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교섭단체에게 주어지는 이점을 충분히 활용하여 문국현 의원과 이용경 의원이 적극적으로 의정활동을 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창조한국당의 활동과 정책, 그리고 진정성이 알려지게 되면 유권자들은 서서히 변하게 될 것입니다. 언론의 조명도 충분히 받게 될 테구요.

 

창조한국당의 정책은 “인간중심, 진짜경제”,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상생(중소기업중시정책)”. “농촌과 도시의 공생(생태주의)”,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 “약자배려”, “남북화해와 평화” 등등의 정책을 지향하고 있고, 지금도 이러한 정책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

 

골통보수와 진보적 정당인 창조한국당이 교섭단체를 함께 구성한 것이 어느 모로 보나 이상하지만, 양 정당의 합당이 아니기에, 당의 정체성이 훼손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국민들이 보는 선명하고 진보적인 기존의 이미지에 실질적이고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점은 분명한 사실일 것입니다. 많은 당원들과 지지자들이 비판하는 지점도 바로 이것일 것입니다.

 

선명한 정책과 이념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집권을 위해 창당한 정당이 이슬만 먹고 살 수는 없습니다. 의지와 의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은 지난 대선과 총선을 거치면서 우리 모두 절절이 느끼고 학습했습니다. 조직과 돈이 없이는 아무런 좋은 가치도 결코 이루어낼 수 없다는, 정치는 현실이라는 것을 몸으로 체험했습니다.

 

그리고 원칙을 무너뜨릴 수는 없는 일입니다. 합당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아니 될 것입니다. 만약에 우리의 원칙이 훼손되는 날 그가 당의 어느 누구일지라도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멱살잡이를 해서라도 막아내겠습니다.

 

이정자도 떠나고, 정범구도 떠나고, 김영춘도 마음은 떠났습니다. 창조한국당의 정책과 가치를 보고, 문국현의 정책과 가치를 보고, 고개를 길게 내밀고 기웃거리던 타당 출신 의원들, 망설이다가 아무도 오지 않았습니다. 지난 대선, 총선에서 좋은 분들 모시고자 팔을 끌어 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덜컹 이한정이 걸렸습니다. 이것이 우리 창조한국당의 오늘의 현실입니다.

 

바깥에서 비판하기는 쉽습니다. 한겨레도, 경향도, 오마이뉴스도, 프레시안도 비판하기는 쉽습니다. 한나라당도, 민주당도, 민주노동당도, 민주신당도 비판하기는 쉽습니다. 창조한국당의 오늘은 사실상 기적입니다. 지난 대선을, 총선을 치루면서 하마터면 꺼질 뻔한 불씨를 용케 살렸습니다. 너와 나 몸과 마음을 던진 결과입니다. 이 불씨 크게 살려 이명박이 5년간 망가뜨릴 우리의 금수강산 대한민국을 반드시 구출해내야 합니다.

 

존경하는 당원 여러분, 그리고 지지자 여러분!

 

CEO 문국현 한계가 없진 않을 것입니다. 한미 FTA 문제에 대해서도 문국현 대표와 저는 생각이 다소 다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미FTA에 반대합니다. 균형발전과 분권정책을 두고도 생각이 다소 다릅니다. 저는 북구유럽 수준으로 세금을 올려 교육과 의료문제에 대해서는 국가가 책임을 져야한다고 봅니다. 공기업의 민영화도 반대합니다. 그 문제점과 그 개선방안에 대해서는 이미 학자들의 연구결과가 나와 있습니다. 민영화가 결코 답이 아닙니다. 창조한국당은 문국현의 사당이 결코 아닙니다.

 

‘창조적 보수’라고 한 문국현 대표의 발언은 실수일 것입니다. 문국현 대표는 북구 유럽의 사회민주주의 국가를 우리가 배울 모델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점에서는 저도 생각이 같습니다. 저는 ‘창조적 진보’입니다.

 

존경하는 당원 여러분, 그리고 지지자 여러분!

 

지난 대선, 총선을 거치면서 문국현 대표가 정치력이 늘었습니다. 벽창호처럼 해서는 결코 좋은 뜻 이룰 수 없습니다. 시련에 많이 단련이 된 듯합니다. 어떻게 선진자유당을 도구로 활용할 생각을 다 했겠습니까? 융통성이 크게 는 것입니다.

 

문국현 대표는 평생을 살아온 길이 있습니다. 그것이 변하리라, 변절되리라 생각하십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는 조국과 민족을 위해 그가 가진 대부분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많은 이들에게 빚진 자 되었습니다. 총선에 잠시 출마했던 저도 많은 빚을 졌는데, 대표야 오직하겠습니까? 그는 당과 당원, 수많은 자원봉사자와 지지자들에게 엄청난 빚을 졌습니다. 그래서 그는 결코 변절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그가 스스로 선택한 길입니다.

 

존경하는 당원 여러분, 그리고 지지자 여러분!

 

발상의 전환!

 

창조적 파괴!

 

비이성의 축복!

 

이런 단어들이 뇌리를 스치는, 그런 저녁입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2008년 5월 24일

 

창조한국당 정책위 의장

창조한국당 경남도당 위원장

 

강재규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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